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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자가진단키트 논란…오락가락 정부 방침에 속타는 진단키트 업계

피씨엘 등 허가 내주면 당장이라도 출시 태세

여야 대립에 조심 기류, 가이드라인 애매모호

이미 해외서 판매 중 제품, 준비 따로 필요 없어

정확도 논란엔 “슈퍼전파자는 100% 잡아내”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활용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방침이 오락가락하면서 진단키트 개발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3일 오전 백브리핑에서 “자가검사키트가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으면 약국 등에서 구매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검사를) 집에서 하는 것은 큰 문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불과 3시간 만에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요양시설·장애인시설 등 검사 대상자가 일정하고 주기적인 검사가 가능하며 후속관리가 가능한 영역에서 활용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윤 반장의 발언과 상호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가 사업의 용처가 될 곳은 집단생활을 하는 곳이라든가 기존에 발생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자가진단키트의 활용처에 대한 당국의 입장이 통일되지 않으면서 혼선이 발생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자가진단키트 도입 논란이 일자 방역당국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해 12월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법이 좀 독특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스스로 본인의 검체를 채취하는 데는 안전이나 정확도 면에서는 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불과 5개월 만에 자가진단키트를 도입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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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자가진단키트를 부르는 용어도 바꾸면서 혼란이 더 커졌다. 방역당국은 지난 1일 ‘자가진단키트’라는 용어를 쓰며 전문가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통령 주재 회의가 열린 지난 12일부터 ‘자가검사키트’로 바꿔 부르고 있다. ‘진단’에 비해 강도가 약한 ‘검사’라는 용어를 써 정확성에 대한 문제를 강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들은 물론 업계조차 정확한 정부 방침을 알지 못해 혼란스러워 하고 잇다. 진단키트 업체 한 관계자는 “얼마 전에는 자가검사키트 개발을 지원하겠다더니 이제는 이미 전문가용으로 승인 받은 제품도 조건부로 허가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데다 가이드라인도 애매모호해 기업 입장에서는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 지 헷갈리고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진단키트 업계는 중대본이 이날 “일정 수준 이상의 정확도가 나와야 한다”며 높은 정확도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진단키트 업계 한 대표는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신속한 검사를 위해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정확도를 높이려면 비용도 비싸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면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신속 자가진단키트도 바이러스 양이 많은 ‘슈퍼 전파자’ 정도는 무조건 잡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같은 혼란과 불만 속에서도 국내 시장이 새로 열리는 데 대해서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미 해외 시장에 제품을 팔고 있는 회사의 경우 지금 당장이라도 약국 등에 진단키트를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소연 피씨엘(241820) 대표는 “독일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팔고 있기 때문에 국내 출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약국 출시도 독일어로 된 설명서 언어만 바꾸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이주원 기자 joowonmail@sedaily.com, 김성원 기자 melody12147@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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