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후 야권 재편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언론을 통해 정치 입문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히면서 적절한 '등판 시점'을 가늠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어떻게 할지 정리가 돼야 (정치권 인사를)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내가 정치권 인사와 만나게 되면 밥만 먹고 헤어질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여야 모두 당내 개혁이나 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상황 아닌가"라고도 언급했다. 윤 전 총장이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선두를 달리는 시점에서 그가 재보선 후 정치권 재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을 떠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게 될지도 변수로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전 총장이) 만나자고 하면 만나보려 한다"며 "그때 가서 도와줄 건지를 판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권 다툼이 벌어진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고 표현하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신당 참여를 모색하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과의 통합을 거부하고 이미 신당 창당을 시사한 금태섭 전 의원과의 협력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정치권의 여러 관측이 분분한 가운데 윤 전 총장은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 법대, 서울 충암고 동창 등이 윤 전 총장을 소재로 한 책을 출판하는 등 주변이 들썩이지만, 그는 자기 뜻과는 무관한 서적이라며 세상과 거리를 두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다양한 분야의 원로나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1일에는 노동문제 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를 만나 일자리 문제 등을 두고 장시간 대화를 나누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