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자리 부족 문제를 임시 일자리로 불리는 공공 일자리 확충으로 풀어온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민간 일자리 창출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벤처기업과 신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확보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이 장관은 14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15개 부처 차관과 제13차 고용위기 대응반 회의를 열고 “일자리는 무엇보다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며 “민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장관은 “최근 벤처 열풍으로 벤처기업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기회가 됐다”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장관의 이날 민간 일자리 창출 발언은 경영계는 물론 고용부 내부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장관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민간 일자리보다는 공공 일자리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월 열린 제12차 회의에서도 민간 일자리 관련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고용 쇼크’라고까지 불렸던 고용 상황이 올해 들어 급반전했다. 이날 통계청은 3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31만 4,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수출과 내수 지표에서도 개선세가 확인됐다. 이 장관의 발언은 최근 코로나19의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지만 결국 일자리는 공공뿐만 아니라 결국 민간이 만들어야 본격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고용은 경기 후행적인 특징이 있어 경기 회복이 지연될수록 고용 시장 회복이 더디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의 중심인 기업 중심으로 고용 시장을 선제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면 결국 경기 변동 요인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장관은 “디지털 분야와 그린 분야 등 유망한 신산업 분야에서 민간 일자리가 나오도록 직업 능력 개발, 구직 지원 정책을 확대하겠다”며 “소프트웨어 산업, 조선업에서 발생하는 인력 미스매치도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