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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은 단순 개조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심는 것" [건축과 도시]

김기한 정림건축 대표

김기한 정림건축 대표김기한 정림건축 대표




용적률만 1,704%에 달하는 삼일빌딩은 ‘부동산’으로서의 자산 가치도 뛰어나지만 이를 압도하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한국 근현대 건축사의 대표적 유산이다. 그런 만큼 김기한(사진) 정림건축 대표는 이번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대해 “책임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삼일빌딩은 한국 근대 건축물의 상징이기도 하고, 최초의 고층 건물이며 대한민국이 낳은 거장 김중업 선생의 작품이기도 하다”며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 빌딩인 만큼 그 의미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설계 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냐는 질문에 그는 “기존 건물이 지닌 가치를 최대한 살리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그 땅이나 장소에 필요한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단순히 이전보다 넓은 전용면적을 확보하고, 건물을 최신식으로 개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존 장소에서 부족했던 점을 채움으로써 그 이상의 가치를 심어주는 것이 건축가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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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이번 삼일빌딩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커튼월로 대표되는 외관, 즉 기존 가치를 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삼일빌딩의 태생적 한계로 지적돼온 층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그 이상의 가치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번 리모델링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은 커튼월과 층고였다”며 “리모델링으로 가장 많이 바뀌었지만 가장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을 꼽자면 바로 층고다. 건축주의 가장 큰 고민이 ‘낮은 층고’였는데 이 문제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흰 공책에 새로 글을 써내려가기보다 이미 쓰인 글을 고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처럼 건축도 처음부터 건물을 지어 올리는 것보다 있는 건물을 고쳐 쓰는 리모델링이 더 까다롭다. 각 건물의 특성과 조건에 맞게 적절한 공법을 적용하고, 법조문을 해석해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리모델링에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정림건축은 삼일빌딩을 비롯해 여의도 ‘신영증권 본관’, (옛)대우센터빌딩이었던 ‘서울스퀘어’ 등 굵직굵직한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이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김 대표는 삼일빌딩이 50년 만에 익숙하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노고가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삼일빌딩이 주는 독특한 매력을 알아본 건축주의 안목, 그리고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많은 사람이 한마음으로 염원하고 그려온 그림이 바로 지금의 삼일빌딩”이라고 덧붙였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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