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가슴 설레게 했던 4·2 판문점 선언은 희망 고문이었고, 이제는 아무런 희망조차 안 보이게 됐다."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을 맞아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개성공단의 재개와 방문 허용을 강력히 촉구했다.
27일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 게이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과 북 정부는 지금 당장 조건 없이 개성공단을 재개하라"고 주장했다. 이재철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3년전 우리 개성기업인들은 금방이라도 개성공단에 들어가서 조업할 수 있다는 희망이 넘쳤지만, 3년이 흐른 오늘은 절망 속에서 고통 받고 있다"며 "이제 더이상 버틸 힘도 없으며, 재난 상황은 한계치를 넘어선지 오래"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 회장은 "불법적 공단폐쇄는 정부가 했는데, 고통은 우리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당하며 사지로 내몰리고 있는 부조리한 상황은 즉시 바로잡아야 마땅하다"며 "불법적으로 폐쇄된 공단을 정상화시켜 재개하기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여 개 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희건 개성공단기업협회 수석부회장은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에 관해 언제든 대화에 응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실효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제3국을 통해서라도 북측과 협의해 개성공단이 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은 지난 2016년 2월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이 계속되자 당시 박근혜 정부가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남북 정상은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개성공단 재개에 합의했으나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개성공단 125개 기업 중 25곳이 폐업이나 휴업상태이며 40여개사는 매출 급락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