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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최양업 신부 서한 번역 때 눈물 흘리며 고백"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추도사서 밝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사진제공=주교회의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사진제공=주교회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 28일 "고(故) 정진석 추기경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 1코린 9,22)'이라는 사목 표어에 따라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삶으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이 주교는 이날 '정진석 추기경님을 기리며'라는 제목의 추도사를 통해 "정 추기경은 평소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었고, 모든 사람을 신뢰하며 인자로이 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주교는 "정 추기경은 생전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줄 수 있다면 그 생명을 받는 사람은 더할 수 없이 행복할 것'이라며 장기기증에 서약했다"며 "통장에 있는 금전 잔액을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와 아동 신앙 교육에 모두 봉헌함으로써 삶의 마지막까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고자 희생을 실천했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의 이런 삶이 서한 번역과정에서 비롯됐다는 배경도 설명했다. 이 주교는 “청주교구장 시절 정 추기경은 라틴어로 쓰인 최양업 신부님의 서한을 번역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며 "'내 일생도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라는 결심을 하게 됐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주교는 "2020년 10월,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고통을 겪는 가운데 정 추기경은 주교 수품 50주년을 맞았다"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감염병의 창궐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다른 이들을 돕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선행에 힘쓰는 것임을 우리에게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일생 동안 한국 천주교회에 베풀어 주신 큰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제 하늘에서 저희 모두를 지켜 주시고 격려해 주시며,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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