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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6월부터 일반 공개…기증품 기반 '근대미술관' 설립도 검토

[삼성家 '세기의 상속'-기증 작품 어떻게 활용되나]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시작으로

현대미술관 8월 이건희 명품전 개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2만 3,000여 점의 소장품에 대한 활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배경에 소개된 작품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사진 제공=문화체육관광부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2만 3,000여 점의 소장품에 대한 활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배경에 소개된 작품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사진 제공=문화체육관광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 3,000여 점을 기증받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당장 오는 6월부터 특별전을 마련해 작품을 공개한다. 정부는 이들 막대한 기증품을 기반으로 ‘국립 근대미술관(가칭)’ 건립 및 별도 수장 시설 확충도 검토할 계획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 회장의 유족이 소장품 기증 의사를 공표한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한 문화재 2만 1,600여 점과 근현대 미술품 1,400점 등을 조건 없이 내주는 이 같은 기증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며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례”라며 “이를 통해 국가의 문화 자산이 더욱 풍성해진 만큼 이를 문화계 활성화 및 관광 인프라 활용으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또 “그간 부족했던 근대 미술품이 양적·질적 수준에서 풍부하게 확보된 만큼 근대미술관 등 별도의 미술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의미 있는 작품이 많아졌고, 앞으로 이 회장의 정신을 이어받은 뜻있는 기증 가능성이 많을 것이기에 미술관과 수장고 건립은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경우 루브르박물관이 내부 시설 죄드폼에 소장했던 근대미술품을 기차 역사를 개조한 오르세미술관으로 별도 이관하고 고미술의 루브르, 현대미술의 퐁피두와 함께 19세기 중반~20세기 초반 인상주의 미술로 특화한 미술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민 품에 안긴 ‘이건희 기증품’은 우선 6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 공개 전시를 통해 만나고 내년 10월께 대표 명품만 선별해 공개하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통해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13개 지방 국립박물관 전시와 국외 주요 박물관 한국실 전시를 통해 기증 유물을 전 세계가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 서울관 상설전시실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에 이어 9월에 과천관, 내년에는 청주관으로 전시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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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소장품 2만 3,000여 점을 국립 기관에 기증한 것에 대한 활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배경에 소개된 작품은 이중섭의 ‘황소’. /사진 제공=문화체육관광부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소장품 2만 3,000여 점을 국립 기관에 기증한 것에 대한 활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배경에 소개된 작품은 이중섭의 ‘황소’. /사진 제공=문화체육관광부


황 장관은 “수집품 중 삼성문화재단 리움에 출연한 것도 공공재로서 사회에 환원한 것인 만큼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리움까지 3개 뮤지엄을 패키지로 활용해 문화 강국의 이미지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잘 알려진 조각가 로댕의 ‘지옥의 문’ 등 대형 작품들은 재단 소장품이다.

한편 ‘이건희 컬렉션’으로 촉발된 문화재·미술품의 상속세 물납제에 대해 황 장관은 “해외 미술관 상당수가 기증에 의해 문화 예술 작품을 확보한다”며 “재정 당국과 잘 협의돼 물납제 법안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 유족의 미술품 기증에 대해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미술계로서는 상상할 수 없던 대단한 선물을 받았고 삼성가는 ‘한국의 메디치가’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전례 없는 규모의 기증을 어떻게 가꿔나갈지가 숙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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