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고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문파'를 향해 의원들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요청했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싫으면 떠나라'는 자신을 향한 지적을 두고 "그러면 편하지만 그게 책임 있는 행동이냐"라고 응수했다.
조 의원은 29일 전파를 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문파의 '문자폭탄'에 대한 자신의 지적에 한 청취자가 "싫으면 떠나시면 되는 게 아니냐"고 보낸 문자에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가 있는데 지금 방법론의 차이를 강성지지층들은 별로 인정을 안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면서 "방법론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다 보니까 조금 다른 방법이다 싶으면 문자폭탄이 날아온다"고 상황을 짚었다.
조 의원은 또한 "맷집이 약간 사람들은 위축되고 하면 목소리가 줄어들게 되고 그러면 다양성이 없다"면서 "또 당 지도부나 많은 분은 그걸 옹호하고 또 욕먹기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물었다.
아울러 조 의원은 "의원들은 대부분 다음 총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면서 여론조사라는 것도 대개 우리 당 지지성향의 정치고 관여층들이 여론조사에 응한다고 봤을 때는 대개 그분들이 거의 여론조사까지 다 반영이 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조 의원은 자신이 받았던 문자폭탄에 대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을 얘기할 수도 있는데 조금만 다르면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 '당신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면 성공'이라고 한다"고 했다.
더불어 조 의원은 '문자폭탄은 오히려 권장돼야 한다'는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의 언급을 두고는 "민주당원은 한 400만명 되고 권리당원이 한 70만명 되는데 한 2,000명 되시는 강성지지층들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70만명의 목소리가 이 2,000명에 다 묻혀버리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조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담벼락에 욕이라도 하라고 했다'는 김 의원의 발언 관련, "이게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정부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비판하고 목소리를 내라 이런 뜻이지 자기 소속 의원들한테 문자폭탄 보내고 위축시키라는 뜻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이런 목소리를 내면 다음 공천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국회의원 한 번 되는 게 목표라면 이렇게 할 수 없다"면서 "한 번 하더라도 어떻게 하는 게 중요한 것이고 결국은 뭘 하든지 의미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앞서 조 의원은 문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문파'를 향해 의원들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조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여러분들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최근 자신이 읽었다는 '문파 보고서'라는 언론 리포터를 거론하면서 "육두문자나 욕설 등의 험한 말로 점철된 문자폭탄을 의원들에게 수시로 보내는 행동에 대해 여론은 별로 호의적이지 않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어서 조 의원은 "문자폭탄 따라 의원들이 오락가락하는 것에는 더욱 좋지않게 바라본다"면서 "그런데도 굳이 '문자 행동'을 계속 하면 민주당과 문파에 대해 민심이 호감을 갖겠는가"라고 물었다.
조 의원은 또한 "문파가 전국민의 과반 이상이라면 문파의 뜻을 따르는 것이 바로 국정운영이고 선거전략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수의 뜻을 살피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담보하고 선거에서도 이기는 방법 아니냐"고도 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이제 의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달라"면서 "그렇다고해서 우리가 여러분과 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조 의원은 "떠나지도 않을 것이고, 떠날 수도 없다"면서 "문파가 아닌 국민들께도 다가가서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좀 놓아달라"고도 했다.
더불어 조 의원은 "4.7 재보선 이전 4번의 전국적 선거를 모두 이겼고 행정부, 입법부, 지방정부의 권력을 우리 민주당이 거의 석권했다"며 "그런데도 (문파는) 민주당이 메인스트림이 되지 못했고 네트워크와 권력이 약하니 '문자행동' 외에는 할 방법이 없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