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인이 창업한 기술 스타트업 몰로코(MOLOCO)의 몸값이 2년 만에 10배가 뛰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등극했다.
4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몰로코는 최근 신한금융그룹의 GIB(글로벌투자금융),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과정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10억달러(약 1조1,185억원) 수준이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올린 주체는 거의 다 해외 기관이었던데 반해 해외에 있는 몰로코는 이례적으로 국내 기관투자가가 유니콘으로 만들었다.
몰로코는 안익진(사진) 대표 등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직원 출신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안 대표는 구글에 재직할 때 안드로이드 빅데이터팀을 이끌고 유튜브의 추천 광고 알고리즘도 처음으로 개발했다. 몰로코는 현재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몰로코는 머신러닝, 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매달 130억건의 광고를 집행하며 매월 전 세계 100억명 이상의 모바일 이용자에게 광고를 전달한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몰로코는 지난 4년 연속 전년 대비 평균 180% 성장률을 보이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4억달러(약 4,474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몸값도 2년 사이 10배 가량 뛰었다. 2019년 상반기 SK텔레콤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기업가치는 1억400만달러(약 1,238억원) 수준이었다.
2년 사이 기업가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국내 기업과 기관투자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는 평가다. 초기 투자자인 SK텔레콤 외에도 미래에셋벤처투자, 삼성벤처투자 등 국내 기관들이 꾸준히 후속 투자를 진행하며 몰로코의 기술 개발을 지원했다.
글로벌 경쟁기업과 몸값도 비슷해졌다는 평가다. 실제 미국 통신사 AT&T는 2018년 디지털 마케팅 기술기업 앱넥서스를 16억달러(1조8,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몰로코 외에도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국내 창업가 기업들이 최근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또 다른 국내 창업가 실리콘밸리 기업인 센드버드는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유니콘으로 올라섰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