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으로부터 불공정 거래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배달 서비스 기업 메이퇀 최고경영자(CEO)가 ‘분서갱유’를 비판하는 한시(漢詩)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왕싱(사진) 메이퇀 창업자 겸 CEO는 지난 6일 중국 SNS인 판퍼우 본인 계정에 ‘분서갱(焚書坑)’이라는 한시를 올렸다. 이는 당나라 시인 장갈이 고대 진시황 시절의 분서갱유를 비판한 내용으로 현지에서는 보통 체제 비판 시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왕 CEO가 당국을 겨냥해 불만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돌았다. 실제로 메이퇀은 지난달부터 중국 경쟁 당국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으로부터 ‘양자택일 강요’ 등 반독점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왕 CEO의 행동은 정부에 ‘잽(jab)’을 날린 것으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왕 CEO는 시를 삭제한 뒤 “한시는 중국 인터넷 업계의 치열한 경쟁에 관한 것이었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그러나 메이퇀 주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각각 7%대씩 급락했다. 홍콩 증시에서 메이퇀 주가는 지난 2월만 해도 450홍콩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등 고점을 찍었지만 현재는 240홍콩달러대로 반 토막에 가까울 정도로 하락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