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한국 반도체 기업을 총력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특별위원회를 띄운 지 20일이 넘었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윤호중 원내대표가 취임 직후 부동산특위 구성을 의결한 뒤 당 대표 선거에 이어 특위 위원장 인선에 시간을 소비하며 논의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정기국회 이전까지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대선 경선 국면에서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2일 경기 평택항만공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부동산·백신·반도체특위는 김진표·전혜숙·변재일 의원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송 대표가 취임 후인 지난 4일 3개 특위를 확대·재개편하겠다고 밝힌 지 8일 만이다. 송 대표는 기존 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양향자 의원을 간사로 임명했다. 송 대표는 양 의원이 초선이라는 점과 삼성 출신이라는 점을 교체의 이유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특위 위원장이 변 의원으로 바뀌면서 특위 위원과 회의 일정 역시 새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위의 한 관계자는 “특위 첫 회의를 언제 할지는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반도체특위는 13일 반도체 인력 양성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부처 간 ‘통합 예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 회의 일정마저 잠정 연기됐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삼성전자를 불러 반도체 공급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가운데 여당이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오는 20일 반도체 칩 부족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화상 회의에 삼성전자 등 일부 반도체 생산 업체들을 초청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