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부가 북한 및 국제사회의 대북 유엔안전보상이사회의 결의에 대한 완전 이행 필요성을 확인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이른바 ‘핵우산’으로 불리는 확장억제 공약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
이번 한미 국방당국간 합의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북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기로 하면서 자칫 한미가 북한의 군축협상에 말려들어 확장억제 공약 폐기, 주한미군 감축·철수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해법을 제시하더라도 유엔 안보리 차원의 국제적 대북제재를 선제적으로 풀거나 한반도 방위공약을 후퇴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한미 국방부는 지난 12~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 19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를 열고 양측은 한미동맹이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임을 재확인했다. 또한 북한의 최근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양측은 앞으로도 북한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이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 또한 대한민국 방어를 위한 한미 연합군의 대비태세를 지속 유지키로 했다. 특히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관련 유엔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점을 확인했다.
미국측은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는 미국의 지속적인 공약을 재확인했다. 한국측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반적인 동맹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군사능력을 지속 확보하기로 했다. 양측은 유엔사의 정전협정 지속 이행 및 관리와 남북의 9·19 군사합의 이행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했다는데에도 공감했다.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상시전투태세(Fight Tonight)’가 완비된 연합방위태세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연합 훈련·연습을 통해 동맹에 대한 모든 공동 위협에 맞서 합동준비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양측은 재강조했다. 아울러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필수적인 훈련시설과 여타 핵심 작전시설들로의 접근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 3년간 사실상 실기동훈련이 제한된 상태에서 축소운용돼 온 한미연합훈련이 향후 정상화될 지 주목된다.
양측은 한미일 3자 안보협력에 대한 지속적인 공약을 확인했다. 또한 한미일 협력 증진을 위해 근시일 내에 3자 국방장관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유지 및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의 협력에 관한 양측의 공약도 확인했다. 그리고 방위안보 협력 및 우주정책 동남아시아의 역량강화에 대한 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선 전시작전권 전환계획과 관련한 논의도 진행됐다. 양측은 미래연합사로의 전작권 전환을 위해 거둔 상당한 진전에 주목하면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COTP)을 지속 이행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COTP란 전작권 전환시기를 우선 결정한 후 필요한 능력을 구비해 시기가 되면 전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한 능력과 안보환경이 충족돼야 전환하는 방식이다. 양측은 전시 작전통제권이 미래연합사로 전환되기 전에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에 명시된 상호 합의된 조건들이 충분히 충족되어야 함에 동의했다. 또한, 우리측은 핵심군사능력들을 획득·개발할 것임에 주목하고, 관련 무기 등의 획득계획에 대해 적극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 능력에 대한 포괄적 공동연구와 지속 및 보완 능력 강화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전작권 전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포함한 미래연합사로의 전작권 전환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가 공약했던 임기내 전작권 전환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대한민국 국방부 김만기 국방정책실장과 데이비드 헬비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대행 및 싯다르트 모한다스 동아시아 부차관보를 양측 대표로 하여 양국 국방·외교 주요 직위자들이 참석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