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朴 정부때 집값 더 올랐다'는 정부 통계 …'딴세상?'[집슐랭]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치고 손을 든 기자 중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치고 손을 든 기자 중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4년간 아파트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정부 공식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해 보면 209주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13.95% 상승했다. 그렇다면 전 정부 때는 어땠을까. 209주라는 동일 기간을 놓고 분석하면 박 정부 때는 서울 아파트값이 15.43% 상승했다. 정부 공식 통계만 보면 문 정부 때 집값이 더 안정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시장에서는 정부 공식 통계이자 정책 수립의 주요 참고 자료가 되는 부동산원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정부의 현 부동산 인식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통계에서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文 정부 시절 서울 아파트값, 朴 정부 때보다 덜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 1일부터 올해 5월 10일까지 209주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3.95%를 기록했다. 전 정부인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5월 6일부터 2017년 5월 1일(209주)까지의 상승률은 15.43%이었다. 전 정부 상승률이 더 높게 나온 것이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 벼락 거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지만 부동산원 통계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반면 박근혜 정부 당시는 서울 곳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비교적 부동산 시장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민간 통계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2017년 5월 1일부터 지난 5월 10일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47.76%로 나타났다. 2013년 5월 6일~2017년 5월 1일까지의 상승률은 10.77%이었다.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박근혜 정부 시절의 4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아파트 가격 상승률 또한 비슷하다.

한국부동산원 매매가격 상승률 통계는 심지어 같은 한국부동산원에서 집계한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통계와도 배치된다. 2017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47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억 4,132만 원 상승했다. 반면 2013년 6월에서 2017년 5월까지, 같은 47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7,638만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평균가격 상승률로 보더라도 문 정부 때가 더 크다.





<결국에 부동산 실패 인정한 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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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물론 전셋값도 다른 통계들과 배치됐다. 임대차 3법 등으로 인해 수도권 전셋값이 급등했지만 한국부동산원은 4년여 동안 서울 전셋값이 6.68%밖에 오르지 않았다고 봤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1.27% 상승했다.

정부 공식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정부 인식도 현실을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5월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인용하며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이 14%밖에 안 올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지난 2019년 MBC 특별기획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에 출연, “전국적으로 집값이 하향 안정화됐다”며 부동산 정책에 자신을 보였다. 이 같은 인식 또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기초한 것이다.

하지만 통계와 현실의 괴리가 심각해지면서 여당 및 정부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특별 연설과 기자회견에서 “부동산만큼은 할 말이 없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국민들이 통계에 공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한국부동산원 통계는 신뢰를 잃은 상태”라며 “통계가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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