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10명 가운데 3명은 최저임금이 현재 수준으로 동결되더라도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25명을 대상으로 한 ‘최저임금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폐업을 고려하는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고 16일 밝혔다. 그 결과 ‘현재도 한계상황’이라고 답한 이들이 응답자의 32.2%로 가장 많았다. 또한 고용하고 있는 직원이 없거나 가족이 근무하는 영세 자영업자 293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질문을 한 결과 ‘이미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답변이 40.6%에 달했다.
또한 고용 포기를 고려하는 최저임금의 인상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53.9%가 ‘현재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해 8,720원으로 설정된 최저임금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 외 답변으로는 최저임금을 5∼10% 또는 10∼15% 인상할 경우에 각각 11.8%가 신규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최저임금이 자영업자 경영에 부담을 미치는지를 묻자 응답자의 53.1%는 ‘부담이 많다’고 했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부담이 많다’가 19.2%, ‘부담이 많다’가 33.9%였다. 반면 ‘부담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18.7%에 그쳤다. 이처럼 자영업자의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이지만 막상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영업자 의견 반영도를 확인하는 질문에는 ‘반영 안 된다’고 답한 비중이 전체의 72.2%에 달했다. ‘반영된다’고 응답한 이는 4.8%에 불과했다. 한경연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피해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45.7%로 가장 많았고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은 16.2%였다. ‘1~5% 미만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은 22.5%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은 지난 2018년 말부터 고용을 줄이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이제는 버티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