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내 일각에서 불거진 경선 연기 논란에 “후보들이 건의를 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8일 “선수에게 규칙을 물어보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당 지도부가 나서 경선 연기 논란을 일단락 지어 달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선 후보 경선 연기 논란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경기 규칙을 정하는 것은 선수들의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경선 연기론 문제를) 후보들에게 맡기는 것 자체가 썩 온당한 태도는 아니다”라며 “당내에서 논의가 나오고 있으니 지도부에서 빨리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 연기론에 섣불리 손 대지 않고 신중론을 펼치는 모습이다. 전날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도부가 (경선 연기에 대해) 한 번도 어떻게 하겠다고 이야기 한 적이 없다”며 “아직 후보가 누군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건의를 하면 그 때는 바꾸는 작업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어떻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때가 되면 대선기획단을 띄우는 것”이라며 “6월 21일이 예비후보 등록일인데 그 전에 적당할 때 하면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 주자들 중심으로 경선연기론이 연일 논란이 돼왔다. 지난 16일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광재 의원은 “(경선 연기는) 당 지도부와 1등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결단 내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미 지난 12일 한 정책 토론회에서 경선 연기론에 관해 “원칙대로 하면 제일 조용하고 합당하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를 180일 전에 선출하도록 규정한 기존 당헌대로 경선을 치르자는 의미로 읽힌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