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던 19살 소매치기범 소현이에게 목표가 생겼다. 단어조차 거창한 ‘복수’. 죽었다고 생각했던 아빠에게 복수하기 위해 학교까지 그만두고 치킨집에 취직한 소현이의 ‘진짜 복수’는 무엇일까. 그리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18일 오후 MBC 수목드라마 ‘목표가 생겼다’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심소연 감독과 배우 김환희, 류수영, 김도훈, 이영진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목표가 생겼다’는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 행복한 치킨 사장 이재영(류수영)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으로 취직한 소현의 은밀한 복수를 담은 작품.
‘목표가 생겼다’는 지난해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 당선작이다. 심소연 감독은 “유소라 작가가 젊기 때문에 이렇게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젊다고 생각했는데, ‘젊은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존의 드라마 기법과 다른 작품이 될 것을 예고했다.
이어 4부작 편성에 대해서는 “짧다면 짧은데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는 것이 큰 매력”이라며 “학원물, 가족극, 블랙 코미디, 스릴러 적 요소가 모두 있어서 매회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덧붙였다.
‘목표가 생겼다’는 어두울 수 있는 이야기를 밝게 전달한다. 심소연 감독은 “최근 19세 이상 관람가나 다크 장르물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작품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다른 것뿐이라 생각한다”며 “우리 작품은 무겁고 어두울 수 있는 메시지를 밝고 경쾌하게 전달한다. 이런 차이가 차별점이 돼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이어 “그저 치기 어린 10대 소녀의 복수극이라고 보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소현이를 보다 보면 짠한 마음도 생기고 서툰데 능숙한 척하는 게 귀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김환희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미래에 대한 아무런 계획 없이 핸드폰 소매치기를 하며 지내는 19살 이소현을 연기한다. 홀어머니 아래에서 자란 그는 죽었다고만 생각했던 아빠가 눈앞에 나타나자 인생 처음으로 ‘복수’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으로 치킨집에 취직한다. 그는 “소현은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라 새로운 면을 많이 보여줄 수 있었고, 어떻게 연기해야 잘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고마운 인물”이라며 “한편으로는 귀엽고 순수한 면을 가진 소현이 사건들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영화 ‘곡성’으로 유명세를 탄 김환희에게 ‘목표가 생겼다’는 성인이 된 이후 첫 드라마 주연이라 기대가 크다. 그는 “스무 살 첫 작품인 만큼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며 “부담과 책임감이 느껴졌고, 작품이 소현을 중심으로 흐르기에 감정선을 잘 그려나갈 수 있을지 걱정됐다”며 “밝은 분위기로 사건을 헤쳐나가는 캐릭터라 목소리 톤과 같은 요소도 굉장히 중요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김환희는 대본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헤져 새 대본을 받기도 했다고. 이영진은 “현장에서 김환희의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대본을 들고 계속 연구하느라 다 헤져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김환희는 “소현 캐릭터가 너무 입체적이라 내 연기력으로는 버거울 정도로 어려웠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귀여운 면을 보여줄 수 있을까’와 같은 연구를 계속하다 보니 (대본이) 다 헤져있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류수영은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듯 다정하고 평판 좋은 행복한 치킨 사장 이재영으로 출연한다. 그는 “동네 작은 치킨집에서 열심히 치킨을 튀기는 재영의 앞에 열아홉 소녀가 나타난다”며 “19세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누는 참 특별한 시기다. 그 기로에 선 소녀가 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에서 재미를 느끼실 것”이라고 작품의 매력을 전했다.
이어 “평범한 치킨집 사장 역이 어쩌면 심심해 보일까봐 걱정돼 일부러 노래도 흥얼거리고 지문에 없는 행동도 해봤다”며 “무섭고 악한 역할을 하면 연기하는 내내 우울하고 잠도 못 잘 때가 많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평범한 관계 속에서 사랑을 느끼니까 잠도 잘 오고 촬영 분위기도 편안했다”고 애정을 전했다.
류수영은 현장에서 촬영장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한다고. “(나는) 분위기가 칙칙할 때면 그걸 못 견뎌서 장난을 치는 편인데, 류수영 선배님은 늘 배우부터 스탭까지 신경 쓰면서 촬영장 전체 분위기를 밝게 해주신다”는 김도훈의 말에 그는 “대사가 적어서 그렇다”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영진도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실제 성격이 많이 드러내셨는데, 정말로 현장을 아우르는 다정함이 있다. 나름 귀여운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훈은 고등학교 자퇴 후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생 조윤호 역을 맡았다. 그는 “대본을 보면서 열아홉임에도 인내심 강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돕기 위해 용기 내는 윤호에게 참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철이 많이 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디션을 통해 ‘목표가 생겼다’에 합류했다. 김도훈은 “감독님과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그때는 발췌된 대본만 가지고 연기를 했었다”며 “대본을 보면 볼수록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감독님께 계속 여쭤봤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합류 후에 전체 대본을 봤을 땐 일교차가 큰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따뜻함과 차가움을 왔다 갔다 하는 전개가 매력적이었다”며 대본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설명하기도 했다.
알코올에 의존하며 딸에게 무심한 소현의 엄마 김유미를 연기한 이영진은 “아직 현실 세계에서 경험하지 못한 엄마 역할을 맡았는데, 유미는 특히 서툰 부분이 많은 엄마라 특히 연기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며 “실제로는 (내가) 술을 거의 못 마시고 딸도 없지만, 유미의 마음만큼은 공감할 수 있었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영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노메이크업으로 촬영에 임했다. 그는 “분장은 연기를 도와주는 장치 중 하나다. 유미는 삶에 의지가 인물도 아니고, 알코올에 의존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오히려 분장을 한다면 어디까지 할지가 더 고민이었다”며 “미팅 때 감독님이 맨 얼굴을 보셨는데, 좋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런데 막상 촬영이 끝나고 나니 살짝 걱정이 밀려오고 긴장이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들은 ‘목표를 생겼다’를 통해 각자 달성하고 싶은 목표도 밝혔다. 류수영은 “젊은 친구들과 작업하며 마음이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목표와 함께 “시청률 10%, 두 자릿수 달성도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환희는 “스무 살 첫 작품인 만큼 어릴 때 모습에서 이만큼이나 성장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전 작품보다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건 언제나 숙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MBC 수목드라마 ‘목표가 생겼다’는 19일 밤 9시 20에 첫 방송된다.
/김민주 itzm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