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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테슬라 '사면초가'...기습시위 이어 경찰관 사망사고

테슬라, 저장성에서 경찰관 2명 들이받아

1명 다치고 1명은 사망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테슬라 차량이 경찰관을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에서 테슬라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와중에 나온 사고여서 주목된다.

18일 신경보와 펑파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저장성 타이저우시 공안당국은 전날 오후 5시 15분께 천모 씨의 소형 승용차가 고가도로 위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정리하던 경찰관 2명을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경찰관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한 명은 18일 낮에 숨졌다. 다른 한 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운전자 천씨를 붙잡아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 현장 동영상에 따르면 경찰관 2명이 도로 위에 쓰러져 있으며 앞부분이 손상된 검은색 테슬라 승용차가 길가에 세워져 있다. 테슬라 측은 18일 오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관련 부서에 연락했고, 조사 업무에 협조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 발표 전에는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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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이미 사고 문제로 중국에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상하이 모터쇼 현장에서 테슬라 차주 장모씨는 테슬라 매장에 전시된 차량 위에 올라가 '브레이크 고장'이라고 외치면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차이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2월 아버지가 몰던 테슬라 모델3 차량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다른 차 두 대와 충돌하고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추는 사고를 당해 탑승한 온 가족이 사망할 뻔했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중국 공산당이 이 기습 시위에 대해 비난에 가세하면서 사태의 파장이 커지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창안왕은 지난달 20일 온라인 논평에서 "차주가 극단적 방법으로 모터쇼에서 소동을 부린 것은 사과해야겠지만 대중들은 문제가 잘 해결됐다면 누가 체면을 구기면서 차 꼭대기에 올라가 울부짖겠느냐면서 씁쓸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안왕은 그간 중국에서 테슬라 고객들이 제기했던 차량 결함 의혹 사건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신에너지 차량 시장의 최강자로서 고객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기는커녕 문제가 났는데도 제대로 된 해법을 내지 않고 계속해서 차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기업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위험을 알면서도 큰일은 작게 만들고, 작은 일은 없는 일로 만듦으로써 '펑펑라'(??拉)는 도로 위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가 되었다"며 "중국인의 돈을 벌면서 중국인의 목숨을 저버린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펑펑라'는 테슬라의 중국 이름인 '特斯拉'(터쓰라)에서 앞 두 글자를 '이리저리 부딪힌다'는 뜻의 '??'(펑펑)으로 바꾼 것이다. 중국 누리꾼들이 테슬라가 사고를 많이 낸다고 조롱할 때 쓰는 신조어다.

기습 시위 파문으로 테슬라의 중국 실적도 고꾸라졌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테슬라의 4월 중국 지역 판매량은 2만 5,845대로 전달에 비해 27% 감소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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