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LG전자(066570)와 LG화학(051910) 등 주요 계열사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들을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 ㈜LG(003550)의 상표권 사용 수익이 크게 올랐다. 일찌감치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 LG그룹은 지주사가 거두는 상표권 사용 수익 규모가 국내에서 제일 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는 지난 1분기 계열사로부터 794억 원에 달하는 상표권 사용 수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올린 수익인 613억 원보다도 크게 뛴 것이다. 이 같은 수익 증가는 그룹을 대표하는 주력 계열사들이 코로나19 여파에도 기록적인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는 2019년 말 상장사를 포함한 10여 곳의 계열사와 상표권 사용 수익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르면 각 계열사는 매출액에서 각 사에서 집행한 광고선전비를 뺀 나머지의 0.2%(비상장사는 0.1~0.2%)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표권 사용료로 책정해 지주사에 납부하고 있다. 계약 체결 당시 ㈜LG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총 9,456억 원을 상표권 사용 수익으로 전망했다. 이는 계열사들의 예상 매출을 추산해 잡은 수치였다.
다만 최근 3년 사이 거둬들인 ㈜LG의 상표권 사용 수익 추이를 보면 계열사들의 좋은 실적에도 이 같은 전망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 사이에 올린 지주사의 상표권 사용 수익은 2018년 2,596억 원, 2019년 2,607억 원, 지난해에는 2,713억 원이었다. 그룹 계열 분리도 여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일부터 LX홀딩스가 공식 출범하면서 ㈜LG의 상표권 사용 수익은 이르면 내년부터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LX홀딩스에는 LG하우시스·LG상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