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잠시 오해를 받더라도 국민을 위해 누구보다 원칙에 충실했고 미래를 위한 결단을 보여주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송 대표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맞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추도식에 참석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약자의 편에서 기득권에 맞섰던 정치인 노무현의 모습과 '낡은 좌파 패러다임'(old left paradigm)과 맞선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생각해본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1년 법정 관리 중인 대우자동차를 방문, '회사가 부도날 상황이면 일부 불가피한 정리해고를 감수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2002년 효순·미선양 사건 때 '시민단체가 할 일과 정치인이 할 일이 따로 있다'며 시청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율 확대를 추진한 일 등을 열거했다.
송 대표는 또한 참여정부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당시 노 전 대통령이 했던 "우리나라 진보세력이 대외무역 개방문제를 정면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역사의 주류가 될 수 없다"는 발언을 옮기면서 "나는 이 말씀에 전폭적으로 동의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송 대표는 지난 2007년 노 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통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30년 전의 낡은 이념에 매달려서 현실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한다"고 했던 발언을 인용하면서 "저는 노 대통령이 변화하는 세계와 대한민국의 위치를 이해하고 우리가 어디로 나갈지 설계한 통찰력 있는 지도자였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덧붙여 송 대표는 "가장 인간적이고 누구보다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였다"며 "그러나 그 사랑은 단지 마음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사랑하기에 더 용감했고 더 주저함이 없었다"고도 적었다.
더불어 송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내지 못하고 때론 비판에 편승하기도 했던 부끄러움을 반성한다"면서 "가슴이 따뜻했던 투박하고 소박했던 대통령님과 봉하마을 평상에서 막걸리 한잔 나누고 싶은 그리운 날"이라고 썼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