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엄청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힘든 얘기다. 1970년생 필 미컬슨(미국)의 메이저 골프 대회 우승 뒤에도 혹독한 식단 관리와 체력 운동 등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미컬슨에 따르면 그는 한 주에 36시간씩 단식한다. 꼬박 하루하고 하룻낮 동안 끼니가 될 만한 음식을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이른바 간헐적 단식이다. 미컬슨은 “매주 몸을 리셋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단식 기간에 그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원두에 아몬드 우유, 시나몬, 코코넛 오일을 넣은 특별한 커피와 물만 홀짝일 뿐이다.
30대 중반만 해도 둔해 보였던 미컬슨의 몸은 지금은 군살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가볍다. “라운드 뒤 회복이 갈수록 더뎌졌다”는 미컬슨은 간헐적 단식 이후 “몸의 회복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번에 메이저 역대 최장 코스에 대비해 샤프트 길이 47.9인치의 ‘롱 드라이버’를 들고나온 미컬슨은 50대 같지 않은 가벼운 몸을 이용해 20·30대 선수들을 압도하는 장타를 펑펑 날렸다.
온라인상에서 ‘미컬슨식 운동법’ 따라하기가 화제가 될 만큼 미컬슨은 웨이트트레이닝 신봉자다. 무거운 바벨을 어깨에 지는 것도 모자라 한쪽 발을 들고 운동한다. 그렇게 만든 근육질의 종아리를 기회 될 때마다 자랑한다. 1년 전 이벤트 대회에서 “종아리 얘기라면 지긋지긋하다”고 농담조로 핀잔을 줬던 타이거 우즈(46·미국)는 24일 “미컬슨이 또 해냈다. 그것도 만 50세 나이에. 정말 감동적”이라고 축하 트윗을 올렸다. 우승을 사실상 확정하고 마지막 홀 그린에 올라갈 때 수천 명의 팬들이 미컬슨을 에워싸고 제 일처럼 환호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