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국내 2위 도서 도매 업체 인터파크송인서적에 파산 선고를 내렸다. 파산 결정으로 송인서적은 자산 매각과 채권자 배분 등 본격적인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1부(김창권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인터파크송인서적에 대한 파산을 선고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인터파크송인서적 측 장덕래 관리인이 인가 전 회생절차 폐지와 파산 신청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파산관재인은 정동현 변호사로 채권자들은 다음 달 23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채권을 신고할 수 있다. 채권자 집회는 7월 21일 열린다.
송인서적은 지난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해 업계 2위의 출판 도매상으로 성장한 곳이다. 하지만 2017년에 경영난을 겪다가 100억 원대의 어음을 처리하지 못해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당시 인터파크는 업계 상생 차원에서 50억 원을 투자해 송인서적 지분 56%를 인수하고 10억 원의 운영 자금을 추가로 투입했다. 인수, 자금 투자에도 영업 적자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다시 법원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한국서점인연합회와 한국출판협동조합의 공동 인수 방안이 무산되면서 결국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법원의 결정은 송인서적을 청산해 채권자들에게 진 빚을 갚는 편이 사업을 유지하며 갚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송인서적은 지난해 기준으로 채무가 130억 원에 달하며 회생하더라도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인터파크송인서적 측 관리인도 지난달 26일 법원에 파산 신청서를 제출했다. 채권단 공동대표를 비롯해 중소 출판사 채권자 50여 곳도 “시간이 길어질수록 보유 자산 가치가 떨어져 채권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마찬가지 신청서를 냈다. 다만 도산으로 인한 여파는 지난 2017년 부도 사태 당시보다 적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송인서적을 인수하려던 주식회사 ‘보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송인서적이랑만 거래하는 곳이 많았지만 온라인 등의 발달로 소규모 업체들도 유통망을 다각화했다”며 “지난 2017년 부도로 회생 신청을 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부채 문제보다 장기적으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정리하는 만큼 여파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채권자는 기한 내 채권 신고를 마쳐야 하며 신고하지 않은 채권은 배당 받지 못한다. 채권자 집회에서는 송인서적이 청산을 밟는 동안 영업 활동을 이어갈지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