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공백기에 지수를 지지해줄 것으로 예상됐던 한미정상회담 모멘텀이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 가운데 미사일과 우주 개발 업종만큼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 종료돼 사거리 등에 구애받지 않고 미사일·로켓을 자유롭게 개발할 길이 열렸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 대비 12.53% 급등한 4만 8,9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과 3,631억 원 규모의 항공기 엔진 부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면서 장 중 52주 신고가(4만 9,300원)를 새로 썼다. 미사일을 만드는 방산 업체 LIG넥스원도 8.65% 뛴 4만 7,1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국항공우주(3.82%)·쎄트렉아이(7.82%)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한일단조와 비츠로테크 등 역시 각각 23%, 5% 오름세를 탔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로 국내 기업이 미사일·로켓 개발의 족쇄를 풀게 됐다는 낙관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미사일 지침 해제에 합의함에 따라 한국은 최대 사거리, 탄두 중량 제한이 풀리며 42년 만에 미사일 주권을 회복하게 됐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약정(미국 중심의 달 탐사 연합체)’에 한국이 참여하도록 협력하겠다고도 약속했으며 미사일과 우주선 기술 개발은 사실상 동일 선상에 있기 때문에 발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군사와 민사 목적의 발사체를 구분해 개발했지만 이번 합의로 그 경계가 허물어 지면서 기술적 가치와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LIG넥스원과 한화는 기존 제품에 대해 고체 연료를 적용한 개량형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등 새로운 먹거리가 생겨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기로 한 삼성바이오로직스(-0.93%)는 하락했다. 한미가 해외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겠다고 밝히며 조명을 받은 두산중공업(1.03%)은 소폭 올랐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