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1일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한 ‘0선·초선’ 후보들이 새 인물론을 앞세워 계파 정치 청산과 민생 중심의 중도 실용 정당 전환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세대교체 돌풍을 맞은 중진 후보들은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청년 정치인 기용 확대 등 중재안을 들고 나와 지지를 호소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 비전 발표회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세 차례 낙선한 ‘0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초선 김웅·김은혜 의원은 26~27일 예비 경선 조사에 참여하는 당원과 시민들을 향해 세대교체와 당 쇄신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지지도(쿠키뉴스·한길리서치) 1위를 기록한 이 전 최고위원은 비전 발표에서 당 쇄신을 요구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우리 당은 기득권을 나누는 데 인색했다”며 “당직과 공천을 나누지 못했기 때문에 계파로 나뉘어 서로 공천 학살을 자행하고 미래 세대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한 채 헛공약만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는 치열한 경쟁 때문에 공무원이 되기 위해 2년·3년 치열한 경쟁을 한다”며 “(당 대표가 되면) 주요 당직은 경쟁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나아가 중진 후보들을 향해 “전당대회에 당선되면 이런 당직을 주겠다고 약속한 분이 있다면 사퇴하라”며 “젊은 세대는 줄세우기, 계파 정치를 ‘극혐(극단적 혐오)’한다”고 꼬집었다.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도 “저는 자리에 연연한 적이 없다”며 “(당의) 불가역적인 변화를 만들어 반드시 (대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일자리·먹거리 그리고 잠자리를 해결해줘야 한다”며 “중도로 뛰쳐나가 실용으로 국민의 삶을 해결해주는 정당이 돼야 우리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웅 의원은 “청년 30% 공천 룰(규칙)을 만들어내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김은혜 의원도 “절대 과거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새 판을 짜야 한다. 당의 얼굴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며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매력 자본’ 육성을 제안했다.
이에 맞선 중진들은 한목소리로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다음 당 대표가 할 일은 첫째도 정권 교체, 둘째도 정권 교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을 요구하는 청년층의 열망을 담아 모든 세대와 계층이 참여하는 ‘용광로 경선’을 약속했다. 나 전 의원은 “(저는) 계파 없는 정치인”이라며 “특정 세대·지역을 대표하는 당 대표로는 확장이 어렵다. 공정을 통해 대선 승리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주호영 의원은 “내년 대선은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큰 싸움”이라며 “무척이나 복잡한 야권 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진정한 프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2030세대의 정치 참여를 대폭 확대하고 모든 당직에 청년 당직자를 별도로 임명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홍문표 의원은 세대교체론을 언급하며 “경륜과 경험·체험을 통해 새로운 정당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윤영석 의원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혁파하고 지방분권을 강화하겠다”고 했고, 조경태 의원은 “통합과 화합·관용의 정치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