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공식 순방하고 있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상원의사당에서 발렌티나 이바노브나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의장은 이날 회담에서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3년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두 나라의 한반도 정책기조가 조율된 이 시점이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때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 번영의 계기를 찾도록 상원의장께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의 주요 우방국”이라며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양국 의회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박 의장의 평가에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한반도 문제를 무조건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북미 대화를 배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의회간 대화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박 의장과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양국간 코로나19 백신 협력과 FTA, 블라디보스톡 한국 산업단지 조성 등 경제협력 분야도 논의했다.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한국에서도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승인 작업을 시작했고 생산 가능성을 검토 중으로 안다”며 “조속한 백신 승인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이에 대해 “백신 개발에 앞서나가는 러시아와 방역에 앞서나가는 한국이 서로 협력하면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의장은 “서비스 분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한국의 투자가 일어날 것이다. 블라디보스톡 한국 산업단지가 연내 기공되면 한국 업체의 진출도 본격적으로 늘 것이다”며 한러 경협의 미래를 낙관했다.
박 의장은 이날 회담 자리에서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의 방한을 요청했다.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며 흔쾌히 수용했다. 이날 회담은 예정됐던 1시간을 넘겨 1시간 20분간 진행됐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