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28일 서울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했다. 노동부 장관의 민주노총 방문은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8월 당시 김영주 장관의 방문 이후 처음이다. 이날은 구의역에서 목숨을 잃은 김군의 5주기이기도 하다.
안 장관은 이날 오전 민주노총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모두발언에서 “노사관계라는 것은 인간관계라고 생각한다”며 “해결이 어려운 문제도 대화로 푼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7일 취임한 안 장관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노동자 단체와 경제 단체를 연이어 만났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안 장관이 민주노총을 만날지가 관심이었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과 달리 노사정의 대화 틀에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에 불참 중이다. 내년 최저임금을 정한 최저임금위원회 2차 회의에도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전원이 불참했다.
이날은 김군이 구의역에서 전철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목숨을 잃은 지 5년이 되는 날이다. 양 위원장은 “오늘이 5년 전 구의역 청년노동자가 사망한 날”이라는 말로 안 장관과 대화를 시작했다. 양 위원장은 “오늘 면담장소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만난 투쟁사업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 살펴달라”며 “불안과 고통에 놓은 노동자의 현실에 주목해달라”고 안 장관에게 요청했다. 이날 면담장 앞에는 해고 금지 등 150여명의 근로자가 각자 요구를 담은 피켓을 들었다.
비공개 면담에서 민주노총은 고용부와 별도 협의 테이블을 요구했다. 또 양 위원장은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고용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안 장관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위와 경사노위 복귀와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민주노총 14층에 사망 노동자 분향소를 설치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안 장관에게 근조리본을 전달했다”며 “안 장관은 ‘모두 동의하고 마음을 받는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안 장관은 분향은 하지 않고 민주노총을 떠났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