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주노총에서 위원장 또는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노동계 인사들이 삼성그룹 인사 담당자들을 만났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대국민 선언을 통해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폐기한 이래 그룹 차원에서 노동계 인사를 맞이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삼성그룹 전 계열사 인사팀장 20여명은 28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 백순환 전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이 진행하는 발전적인 노사관계 구축방안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이들은 최근 노사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기업이 새로운 상생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 인구절벽, MZ세대 부상 등 노사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변화를 소개하고 노조와 처음으로 대면한 삼성그룹의 노사관계를 평가했다.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
백순환 전 민주노총 비대위원장김 전 위원장과 백 전 비대위원장은 삼성 주요 계열사에 다수의 노조가 설립 되었고, 노사간 단체교섭에서 전임자 체제를 인정하는 등 노조활동을 보장하는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단체교섭이 결렬되면서 쟁의행위에 돌입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사측의 변화를 촉구했다. 두 사람은 “이럴 때일수록 노사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공동의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회사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은 무노조 경영 원칙이 폐기된 직후인 6월 1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관계사의 사장단과 인사팀장을 대상으로 강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는 노동 전문가와 교수, 변호사 등 노사관계 자문그룹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인권.노동 관련 자문회의를 개최하고 경영진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간담회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