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경제성 높은 탄소제로 수소 생산...초고온가스형 SMR 개발이 해법" [서울포럼 2021]

■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수냉각 기반 소형모듈원자로

한국 20년전부터 기술 개발

재생에너지는 경제성 떨어져

美도 원전 활용해 수소 제조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의 원자로 모형을 가리키고 있다. 주 교수는 “APR1400은 세계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는 원전”이라면서 “한국은 소형모듈원자로(SMR)에서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의 원자로 모형을 가리키고 있다. 주 교수는 “APR1400은 세계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는 원전”이라면서 “한국은 소형모듈원자로(SMR)에서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 생산과정이 경제적이고 탈탄소에 부합해야 비로소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원전을 이용한 수소 생산을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30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수소를 통한 저탄소 경제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소 생산과정에서부터 탄소 중립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지난 2015년부터 미국 원자력학회 석학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속 연구원을 거쳐 2004년부터 서울대에서 원자핵공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국내 원자력·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주 교수에 따르면 수소는 물이나 메탄 같은 수소화합물에서 분리해 생산해야 하는데 이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수소 추출 방식 중 탈탄소에 가장 적합한 방식은 무탄소 전기를 사용해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함으로써 수소를 얻는 것이다. 수전해 기술에는 70~80도의 물을 분해하는 저온수전해법이 있고 750도 정도의 고온의 수증기를 분해하는 고온증기전해법 두 가지가 있으며 무탄소 전기는 태양광·풍력 에너지 또는 원자력 에너지에서 얻을 수 있다. 메탄가스를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방법은 추가적인 이산화탄소 포집이 필요하고 원유 정제 과정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부생수소 방식은 탈탄소 관점에서 부적합하다는 게 주 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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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교수는 “태양광과 원자력은 우리나라에 적합한 에너지 믹스를 구성하는 데 핵심적인 두 요소”라며 “탈탄소를 위해 경제성을 갖춘 수소를 생산하는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을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하는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으나 원자력의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을 병행해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소의 생산 단가는 수전해 설비의 이용률과 전기 단가에 의해 결정된다.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는 우리나라에서 이용률이 15% 안팎에 불과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반면 원자력은 85%의 이용률로 수전해 설비를 가동할 수 있고 발전 단가도 낮아 수소 생산 단가도 태양광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주 교수는 기존 원전을 활용해 고온증기전해법을 활용하는 사례로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은 아이다호국립연구소와 미네소타 전력회사가 프레리 섬 원전에서 진행하는 수소 생산 방식을 꼽았다.

주 교수는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통한 수소 생산에 주목해야 한다”며 “기존의 대형 원자로에 비해 안전성이 높고 수요지 인근에 건설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소 저장·이송 등의 기술이 걸음마 단계인 만큼 수요지 인근에서 수소를 생산하면 이후 저장·이송 과정에서 추가적인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냉각 기반 SMR을 20년 전부터 개발해왔다”며 “그 결과물인 SMART 원자로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 인가까지 받아 바로 제작이 가능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SMART 원자로는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등이 결합된 일체형 원자로로 안전성이 기존 원전보다 높고 고온증기 전해설비를 추가하면 수소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MR을 통한 수소 생산기술은 현재 미국 엑스에너지사의 XE-100 가스냉각 원자로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그 외에 미국 테라파워의 고속중성자 원자로 나트리움(Natrium)과 캐나다 USNC사의 초소형 가스냉각 원자로 MMR의 경우 수소 생산의 경제성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우리나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주 교수는 수소 생산을 주목적으로 하는 원자로로 ‘초고온가스형 SMR’이 적합하다면서 현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주 교수는 “경제성 높은 무탄소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데 원자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우리 현실에 맞는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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