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2012년 3월(2.7%)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자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예상했던 수준으로 하반기 2%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1%대 중반으로 다시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은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지난해 5월 석유류가격이 큰 폭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석유류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8.7% 하락한 바 있다. 여기에 농축산물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소비자물가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추가 상승을 내다보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유가가 급락했는데 그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지난 4월에 2.3%로 높아졌고 5월에는 이보다 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은 조사국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소 둔화되면서 하반기 2%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내년에는 1%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농축산물 등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8%로 0.5%포인트 올려 잡았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 상승률은 경기개선 흐름에 내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들어 개인서비스물가는 2015~2018년 평균 수준의 오름세를 회복했다.
한은은 “최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인플레이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이달 24일 물가설명회에서 총재가 자세히 말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