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이 흥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효성중공업이 계열 건설사 진흥기업의 매각을 추진한다. 진흥기업은 채권단 보유 지분만 쪼개 팔고 있었는데 최대주주 지분을 합친 경영권 매각으로 바뀌면서 성사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매각 과정에서 중견기업과 사모펀드들의 수요가 드러난 만큼 진흥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하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진흥기업 경영권 매각을 위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이르면 이달 투자설명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효성중공업 지분 48.21%와 채권단 지분을 포함한 80.58%로 매각가는 2,800억 원 안팎이 거론된다. 상장사인 진흥기업의 주가가 그대로 반영된 가격이다. 채권단이 지분 매각 시 설정한 최저 하한선에 해당하는 가격이기도 하다.
표면적인 매각자는 효성중공업 뿐이지만 채권단도 지금까지 별도로 지분 매각을 추진해 온 만큼 이번 경영권 매각이 성사되면 함께 지분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진흥기업은 2011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이 보유한 무담보채권이 출자전환 됐다. 채권단은 우리은행·KDB산업은행·하나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채권단은 2019년부터 지분 매각을 시도했지만 경영 없는 소수 지분이어서 매각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진흥기업이 오세훈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2배 이상 오르자, 우리은행 등 지분을 떼어 장내에 팔았다. 한때 44.11%에 이르던 채권단 지분은 현재 32.92%다.
도로·교량 등 토목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던 진흥기업은 2020년 싱공능력 평가액 기준 도급순위 52위에 해당하는 중견 건설사다. 2008년 효성그룹이 인수한 뒤 2019년 인적 분할로 효성중공업 자회사가 됐다. 효성그룹에 인수되면서 주택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규모는 총 4조 7,485억 원이다. 부평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 등 민간건축이 5,925억 원, 인천가스저장탱크 등 관급토목이 2,222억 원, 파주운정LH아파트 등 관급건축이 262억 원 가량 된다.
매출은 2017년 5,733억 원과 2020년 3,772억 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각각 217억 원과 203억 원으로 나타났다. 외형은 줄었지만 부채비율은 313%에서 138%로 개선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