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의 승부처로 꼽히는 부울경 지역을 찾은 당권 주자들이 가지각색의 연설로 당심에 구애했다. 선두권인 이준석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부울경 지역의 미래 산업을 제시했고, 나경원 후보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즉각 석방을 약속했다. 주호영 후보는 이 후보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홍문표 후보는 대권 주자와의 친소관계를 거론하는 행태를 공격했고 조경태 후보는 반문 정서에 호소했다.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의 고집 때문에 창원 두산중공업을 방문한 현장에서도 노동자들이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달라는 말을 할 때 그들과의 면담을 야멸차게 거절했다”며 “그 결과 창원 산업 단지에 원전 관련 170여개 협력업체는 일감을 잃고 사업을 접을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부울경에 적합한 신산업으로 데이터센터를 제시했다. 그는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엔지니어들이 다량 공급되어야 하고 전력이 저렴하게 공급되어야 한다”며 “(부울경은) 우수한 교육환경, 좋은 대학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를 확보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부산 지역은 전력 사정이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
나 후보는 전직 대통령 사면을 꺼내들었다. 나 후보는 이날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한 아주머니에게 ‘제발 전직 대통령 사면시켜달라’고 들었다고 밝히며 “정권 교체해서 우리 서민들 손 잡아드리고 고령이고 장기간 구금돼 계시는 전직 대통령 즉각 석방되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당을 쇄신하는 방향은 당원이 중심이 되는 방향이 돼야 한다”며 “당원이 아래로부터 공천하게 하고 당원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후보는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 후보를 저격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가 가져온 새로운 바람은 우리 당에 꼭 필요하고 우리 당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도 “바람도 미세먼지를 없앨 정도의 유익한 바람이 돼야지 창문을 깨뜨리고 간판을 떨어뜨리는 폭풍은 후유증과 피해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권 후보 단일화하고 외연 확장하고 공정하게 선거 관리해서 대선 이길 후보는 감히 저 주호영 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홍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에 자신하는 주 후보를 염두에 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름 좀 있는 사람 마케팅해서 데려오네 못 데려오네 그리고 이 사람은 나랑 친소가 이렇네 그거 가지고 공방하고 이러는 모습이 우리 당의 개혁하고 변화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전당대회 모습인가”라며 “이름 좀 있는 사람들을 자기 이름 얹혀서 지지율 높이는 게 무슨 당 대표가 할 일이냐.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후보는 당원들 앞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내로남불’ 정권이라며 그 예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거론했다. 그는 “조국이라는 자가 반성은커녕 회고록을 썼다”면서 “조국은 회고록이 아니라 참회록을 내서 대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저 무능한 문재인 정권을 무너뜨리고 국민들이 희망하는 정상적인 대한민국, 국민들이 꿈꾸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저 조경태가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후보들은 오는 3일 대구·경북 당원들을 대상으로 합동연설회를 진행한다. 대구·경북은 전체 당원 선거인단의 약 51%를 차지하는 영남권 중에서도 핵심 지역이어서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