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기업에 감사’ 말잔치 아닌 친시장 정책으로 실천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를 열어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대미(對美) 투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회동에는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참석했고 삼성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대표들을 별도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뒤늦게나마 대기업 대표들을 만난 것은 임기 말 경제 살리기와 고용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대한 44조 원 규모의 투자로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이끌어낸 기업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방미 때 4대 그룹이 함께 해준 덕분에 한미정상회담 성과가 참 좋았다”고 말했다. 한미 관계가 안보 동맹을 넘어 경제·기술 동맹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의 달라진 위상과 역할을 새삼 실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하는 데 4대 그룹의 역할이 컸다”면서 동반 성장과 일자리 창출 노력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 사면 건의에 대해서도 “고충을 이해하고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긍정 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우리 경제의 걸림돌인 규제 혁파나 노동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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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기업 격려가 사진 찍기용 쇼에 머무르지 않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려면 친(親)시장 기조로의 정책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당장 ‘기업 규제 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투자 걸림돌부터 과감히 손질해야 한다. 가혹한 세금 체계를 개편하고 경직된 고용 시장을 수술하는 노동 개혁도 시급한 과제다.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바라는 산업계의 호소를 적극 수용해 사면이나 가석방 문제도 조속히 결론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회동이 반(反)기업 정서에서 벗어나 시장의 불편을 과감히 해소할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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