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군이 승조원 등 53명을 태우고 발리섬 앞바다에 침몰한 잠수함 낭갈라(Nanggala-402)함의 인양작업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3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군은 낭갈라함 침몰 43일째인 전날 중국 해군과 회담 후 인양 작전 종료를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낭갈라함 인양은 어렵고, 매우 위험한 작업"이라며 "인양 작전이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해군은 정확한 인양 중단 이유를 성명에 명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해군 대변인은 성명 발표 후 "인양 중단의 주요 이유는 탑승자들의 시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잠수함 압력선체(pressure hull)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낭갈라함의 함수(bow)와 함미(stern), 세일(sail·위에 튀어나온 부분)은 서로 분리된 상태로 해저 838m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탑승자들의 시신이 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압력선체는 사라졌다. 해저 수색팀은 인근 해저 839m 지점에서 지름 38m, 깊이 10∼15m의 분화구를 발견해 이 안에 압력선체가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분화구 안까지 장비를 내려보낼 수 없었다.
독일산 재래식 1,400t급 잠수함인 낭갈라함은 지난 4월 21일 새벽 발리섬 북부 96㎞ 해상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실종됐고, 같은 달 25일 세 동강이 난 채 해저 838m 지점에서 발견됐다. 탑승자는 49명의 승조원과 사령관 1명, 무기 담당자 3명이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낭갈라함 침몰 원인에 대해 인적 요인이나 인간의 실수가 아니라 자연적 요인일 수 있다며 특히 바닷속 밀도 차이로 발생하는 ‘내부파(內部波·internal wave)’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 국방부가 인양을 돕겠다며 해양 구난·선박 인양을 위한 장비가 탑재된 선박 세 척과 약 50명의 잠수부를 지원하면서 낭갈라함 인양작전이 진행됐다.
수색·인양팀은 지난 한 달 동안 20여 차례 침몰지점까지 내려가 어뢰 케이블 부품, 수중청음기, 구명보트 등을 회수했으나, 인양은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탑승자 53명의 가족은 "제발 장례를 치를 수 있게 시신을 찾아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들은 해군의 인양 포기 선언을 접한 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더 노력해야 하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