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서점가에서는 판타지 장르 책들과 경제경영 도서의 인기가 두드러졌다는 집계가 나왔다. 판타지 장르의 인기는 이미예 작가의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종합 베스트셀러 1위까지 올려놓으며 실제를 증명했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식·부동산·암호화폐 등 투자 열풍은 경제경영 분야의 매출 비중을 중·고학습 분야를 제외한 단행본 1위까지 끌어올렸다.
교보문고가 7일 공개한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 및 결산 내용을 보면 베스트셀러 순위에 판타지 장르의 책이 많이 올라왔다.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키덜트 세대를 겨냥한 독자적 판타지 세계관을 담아낸 작품으로 10대부터 40대까지 고른 인기를 모았다. 전자책 플랫폼에서 먼저 출판됐지만 독자들의 펀딩을 통해 종이책까지 범위를 확장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 외에도 일본만화 ‘귀멸의 칼날’이 19위에 올랐고, 최근 주간 베스트셀러 1위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도 판타지 기반의 소설이다. 교보문고 측은 “상반기 판타지소설의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97.5%나 늘었다”며 “만화 중에서도 SF/판타지 장르의 판매량 증가율이 115.5%에 달했다”고 전했다.
또한 경제경영 분야 책이 투자 붐을 타고 많이 팔렸다. 올 상반기 교보문고에서 팔린 경제경영 분야 책의 점유율은 판매액 기준 10.2%로 중고학습서(11.6%) 다음으로 가장 많다.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를 봐도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 질문 TOP77’, ‘2030 축의 전환’,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등이 톱10에 진입했다. 특히 재테크·금융 관련 책의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64.5%나 늘었다. 교보문고 측은 “제목에 부자, 부, 돈 등의 키워드가 직접적으로 들어간 책들도 작년에 이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주린이’ 키워드가 들어간 책, 파이어족을 겨냥한 투자서들도 눈길을 끈다”고 전했다.
한편 교보문고는 올 상반기 오프라인 점포의 매출 비중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점포의 매출비중은 2019년 상반기 50.5%에서 작년 상반기 43.7%로 떨어졌으나 올 상반기 47.7%로 다시 증가세다. 길어진 집콕생활에 지친 독자들이 올 상반기 보다 적극적인 야외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이며, 그 일환으로 오프라인 서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교보문고 측은 “조금씩 제 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