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 엔플라잉의 변신? 장르가 달라져도 엔플라잉이니까(종합)

밴드 엔플라잉이 새롭게 도약한다. 지난 6년간의 성장을 집약한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이들은 새로운 내일을 꿈꾸고 있다. 이제까지 보여준 적 없는 파워풀한 모습으로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외치며 도전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층 더 몰입도 높아진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진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엔플라잉(이승협 차훈 김재현 유회승 서동성)의 정규 1집 '맨 온 더 문(Man on the Moon)'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2015년 데뷔한 엔플라잉은 그동안 각각 7장의 EP와 싱글, 그리고 수많은 OST를 발표했지만 정규 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봄이 부시게', '옥탑방' 등 소소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서정적인 노래로 사랑받았던 이들은 첫 정규 앨범에서 과감하게 변신을 꾀했다. '맨 온 더 문'은 엔플라잉의 6년간의 음악 여정을 담아낸 앨범으로, 밤의 세상을 구석구석 비추는 감시자를 상징하는 달이 어떤 두려움에 갇혀 점점 작아지는 우리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우리는 그 달을 딛고 서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도약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승협은 "'맨 온 더 문'은 타이틀곡명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엔플라잉은 항상 두려움, 긴장감과 싸우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걸 동기로 삼아서 달까지 날아오르겠다는 다짐을 담았다"며 "'문샷'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일까 알아봤는데 달 탐측선 발사라는 뜻이더라. 우리의 행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달 위에 섰을 때 모든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의미로 여겼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문샷(Moonshot)'은 야성미 넘치면서도 파워풀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얼터너티브 록 장르다.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이승협과 유회승의 시원한 보컬, 이승협의 개성 넘치는 랩으로 표현했다. 서정적인 분위기의 록을 선보였던 엔플라잉의 모습을 생각했다면 180도 다른 모습이다. 직접 작사·작곡·편곡까지 한 이승협은 "엔플라잉을 '옥탑방'으로 아는 분들이 많아서 '문샷'은 생소하실 수도 있지만, 우리의 데뷔 앨범부터 들어보면 수록곡은 강렬한 사운드와 다양한 장르가 많다"며 "정규 1집이니까 밴드 사운드가 강한 곡을 타이틀로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변화의 이유를 밝혔다.

엔플라잉의 히트곡을 작업했던 이승협은 이번 앨범에서는 10개 트랙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웠다. 타이틀곡의 분위기는 이전과 확연히 다르지만 엔플라잉의 강점인 공감의 정서가 앨범 곳곳에 녹아있다. R&B, 가스펠 등 장르 또한 다양해 엔플라잉의 다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승협은 "싱글, 미니, 정규 등 앨범 단위에 대한 구분이 없었는데 정규 앨범이 정말 뜻깊은 앨범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우리 정규 앨범이 늦게 나온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2년 전부터 우리 스스로 더 준비를 해서 정규 앨범을 발매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일부러 자작곡으로 채우기보다는 좋은 음악으로 채워서 엔플라잉이 사랑받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이번이 적기였다"며 "이전부터 만들어 놓은 곡을 모으다 보니 자작곡이었고, 멤버들이 만든 곡까지 정말 많아서 추리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엔플라잉은 "밴드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메시지를 담고 싶은 욕심이 컸다"고 강조했다. 유회승은 "타이틀곡으로는 무엇보다 함께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전 세계 모두에게 좋은 영향으로 다가가고 싶다. 팬들에게는 오래 기다려준 힘든 마음이 해소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엔플라잉은 밴드인 만큼 라이브 공연이 최강점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적어졌다. 엔플라잉은 "공연을 못 하게 되면서 라이브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음원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끼리 작업하면서 해소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생각을 많이 했는데 할 수 있는 게 없더라"며 "팬들과 최대한 소통을 많이 하자는 생각으로 버블이라는 플랫폼도 이용하고 브이라이브를 많이 이용한다. 공연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묵혀두고 있는 상태"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6월은 엔플라잉뿐만 아니라 하성운, 위아이, 업텐션, 브레이브걸스 등 K팝 그룹들이 컴백한다. 엔플라잉은 "정말 많은 아티스트들이 컴백하더라"라며 "성적이 좋으면 정말 좋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K팝이 관심을 받고 있고 우리도 그런 걸 몸소 느껴봤다. 경쟁심보다는 아티스트들끼리 서로의 음악을 듣고 공유하면서 K팝이라는 커다란 장르를 이끌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재현은 "엔플라잉은 다양한 옷을 입는다. 여러 장르를 다 할 수 있고 어떤 앨범이든 다 다른 색깔"이라며 "아직까지도 색깔을 찾고 있는데 우리가 입는 옷이 우리의 색깔이자 무기라고 여기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에 많은 분들이 '아 엔플라잉이 이런 장르도?'라고 할 수도 있는데 '엔플라잉은 역시 이런 장르 잘 어울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엔플라잉의 성장의 결정체 '맨 온 더 문'은 7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