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아파트 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한 푼이라도 싸게 사기 위한 수요가 법원 경매로 몰리고 있다. 법원 경매 아파트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실수로 숫자 ‘0’을 더 붙여 126억 원을 써낸 사례까지 나왔다.
7일 법원 경매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법원 경매에서 응찰자가 실수로 숫자 ‘0’을 더 붙여 쓰면서 최고가에 낙찰됐다가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삼성청담’ 아파트 전용 86.34㎡가 감정가 12억 6,000만 원에 나왔다. 그런데 한 응찰자가 입찰표에 12억 6,000만 원을 쓴다는 것이 그만 126억 원을 써내 낙찰된 것. 낙찰가율은 무려 1,000%로 지지옥션이 집계한 지난달 전국 낙찰가 상위 4위에 올랐다.
낙찰자는 입찰보증금으로 낸 감정가의 10%인 1억 2,600만 원을 날리고 매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실수로 응찰가격에 0을 더 붙이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작은 실수지만 재산상 커다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 열풍이 경매 시장까지 휩쓰는 분위기다. 서울과 수도권의 5월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낙찰가율이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의 5월 아파트 낙찰가율이 115.9%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 낙찰가율도 110.8%로 직전 최고치인 올해 4월(110.2%)을 넘어섰다. 경매 시장에서의 아파트 광풍은 비단 수도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산의 5월 아파트 낙찰가율은 111.8%. 이는 2011년 6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대구의 경우 올해 3월 들어 역대 최고 낙찰가율인 122.8%를 찍었고, 세종도 지난해 1월부터 꾸준히 낙찰가율 100%를 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낙찰가율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감정가가 아닌 크게 오른 시세를 기준으로 응찰가를 써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