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기업이 글로벌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적극적인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수적입니다. 국내 기업은 내수 시장에 머물지 않고 각각 특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적극 뛰어 들어야 합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보유한 생산 및 연구 시설·인력 등 인프라를 공유하고 바이오 벤처 등이 확보하고 있는 유망 기술을 ‘상업화’ 해나가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상적인 협력 논의가 산업계 전반에서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회장은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 간, 회사와 정부 간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려면 적게는 200억 원에서 많게는 5,000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며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개별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약 개발 자금 투자 생태계의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원 회장은 하나의 대안으로 유럽 혁신의약품 이니셔티브(IMI) 모델을 소개했다. IMI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유럽의약품산업협회 회원사가 공동 출자한 컨소시엄이다. 그는 “유럽의 혁신의약품 이니셔티브(IMI)처럼 민간이 현물 출자하고 정부가 자금으로 지원 또는 투자하는 플랫폼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며 “IMI를 통해 유럽연합과 글로벌 제약사, 유럽 각국 정부의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대한 자금을 감당하고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초대형 메가펀드 구축도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원 회장은 국내 오픈 이노베이션에 국한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보스턴 등 해외 현지에 직접 진출해 선진국 시장의 산·학·연·병·정 등과 협력하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GOI)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현재 블록버스터 개발을 위한 글로벌 협업 체계 구축을 위해 GOI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멕시코·독립국가연합(CIS) 등 ‘파머징 마켓’에 진출하도록 맞춤형 진출 지원 전략을 전개 중이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