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아파트 거래가 주춤한 가운데 토지(순수 토지)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 3월과 4월 등 두 달 연속 전국 토지 거래가 필지 수 기준으로 12만 필지를 넘어선 것이다. 2개월 연속 12만 필지를 넘긴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주택 시장 규제로 토지 시장에 풍선 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정부의 각종 개발과 신도시 등의 막대한 토지 보상금이 토지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 달 연속 12만 필지 넘겨, 역대급 토지 거래=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에서 거래된 순수 토지는 12만 3,593필지에 달했다. 지난 3월(12만 7,534필지)에 이어 거래된 필지 수가 12만 필지를 넘어섰다. 12만 필지는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는 거래다.
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월간 단위 기준으로 12만 필지를 넘긴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이번 3월과 4월을 포함해 총 네 번뿐이다. 앞서 지난해 12월(12만 8,876필지)과 2006년 12월(16만 3,283필지)에 12만 필지를 넘겼다. 2개월 연속 이 같은 거래량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된 순수 토지 면적 또한 지난 3월 기준으로 2억 1,452만 1,000㎡를 찍으며 2009년 12월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토지 거래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에서 2만 9,934필지가 거래돼 1위를 기록했다. △전남(1만 4,468필지) △충남(1만 3,955필지) △경북(1만 3,231필지) △경남(1만 780필지)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도 지역을 세부적으로 보면 △화성(4,670필지) △용인(2,165필지) △평택(1,856필지) △안성(1,851필지) △남양주(1,265필지) 등에서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주택 시장 규제에 토지 보상금까지=거래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전국 땅값 또한 상승 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4월 전국 지가 상승률은 0.35%를 기록했다. 전월(0.34%) 대비 0.01%포인트 올랐으며 2018년 11월(0.4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땅값은 0.45%, 수도권 전체로는 0.40% 올랐다.
이처럼 토지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 배경에는 수도권 중심의 각종 개발 호재가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개발과 GTX 같은 도로·철도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이 진행되면서 토지 투자가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풀린 거대 규모의 토지 보상금이 다시 토지 시장으로 흘러들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파트 등 주택 투자가 각종 규제를 받는 것도 한몫했다. 실제로 아파트 거래량은 주춤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5만 9,232건으로 지난해 12월(10만 6,027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부동산 개발 정보 플랫폼 지존의 신태수 대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업 단지·도로 등 각종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토지 투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모습”이라며 “여기에 최근 아파트 매입과 관련해 규제가 강해지면서 비교적 규제가 덜한 토지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