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손경식 "韓 청년 4명 중 1명 실업…노사 협력으로 일자리 창출해야"

◆손경식 경총 회장, ILO총회서 '고용위기 해법' 강조

기업에 신산업 인센티브 등 투자 이어지도록 유도하고

파업 땐 대체근로 허용·부당노동 형사처벌 조항 삭제

ILO 핵심 협약 이행 위해선 균형적 제도 개선도 필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지난 2019년 6월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제108차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8일 개최된 109차 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사진 제공=경총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지난 2019년 6월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제108차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8일 개최된 109차 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사진 제공=경총




손경식(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8일 화상회의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ILO 총회는 코로나19로 2년 만에 개최됐으며 전 세계 187개 회원국의 4,000여 노사정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주요 의제로 해 진행된다.



손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는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며 “한국 역시 미래 세대인 청년 4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이며 새로 생겨난 일자리마저도 임시·일용직과 주 15시간 미만 단시간 일자리가 많아 고용의 양과 질이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무려 2억 5,500만 개 일자리가 증발하는 피해를 남겼다는 ILO 사무총장의 보고서는 현 위기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고 소개했다.

손 회장은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사 양측이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 회장은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일의 방법에 대한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고 자유롭게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피해 기업의 회생을 지원하고 신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투자가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업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임을 강조한 것이다.



손 회장은 지난 4월 한국 정부가 비준기탁한 3개 ILO 핵심 협약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낡은 노동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LO의 협약은 총 190개이고 이 중 8개가 핵심 협약으로 분류된다. 정부가 비준기탁한 협약은 29호(강제 노동 금지), 87호(결사의 자유), 98호(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장려)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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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한국 경영계도 협약 비준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충분한 사회적 합의나 균형적인 제도 개선 없이 핵심 협약이 발효될 경우 산업 현장과 노사 관계에 혼란과 갈등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조항 삭제 등 조치가 필요하다”며 “ILO가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존중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균형 있게 고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총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정 노조법 문제점과 보완 입법 방향’ 토론회에서도 노조법 개정에 따른 보완 입법 마련을 촉구했다. 발제를 맡은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정 노조법에 대한 핵심 개선 과제로서 대체근로 금지 규정 개선, 부당노동행위 형벌 조항 삭제 등의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파업 시 대체근로를 포괄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일본·영국·독일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 보더라도 이례적인 강력한 수단에 해당하며 헌법상 과잉 금지 원칙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당노동행위제도의 경우 궁극적 목적인 원상회복을 넘어 과도한 형사처벌까지 가해져 과잉 규제에 해당하고 노사 간 실질적 대등성을 저해하고 있으므로 부당노동행위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처벌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축사를 통해 “개정 노조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 조치와 노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이원덕 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송강직 동아대 교수,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김광헌 만도 대표이사가 참여해 개정 노조법 보완 입법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경총은 노조법 개정으로 인한 산업 현장에서의 노사 관계 혼란을 최소화하고 기업이 대응 방안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정 노조법 주요 내용을 다룬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경총은 오는 18일 이와 관련해 개정 노조법 설명회도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동희·이경운 기자 dwise@sedaily.com


한동희·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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