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에 노후 하수관 정비공사를 하면서 안내물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안전관리책임자들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단독 정한근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넘겨진 공사 현장 안전관리자 A씨와 B씨에게 각각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19년 12월 경남 양산의 한 노후하수관로 정비사업을 하면서 공사 현장 진입 부분에 안전표지대와 위험 표지판, 야간 점멸 전자화살 표시 등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새벽 공사 현장에서 7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미끄러지면서 넘어져 사망했다.
A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이미 하수관 교체를 마치고 도로를 가포장한 상태였기 때문에 차량 통행을 막을 안전 시설물 설치 필요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공사 현장이 아스팔트 포장이 되지 않은 채 골재 등이 다져진 상태로 주변 도로와 높이 차이가 있어, 오토바이가 진입할 경우 균형을 잃어 사고가 발생할 것이 예견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울산=장지승 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