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반도체 관련 부문 종사자 29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하기로 했다. 반도체가 대만의 국가 전략산업이라는 점에서 이의 생산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대만 과학기술부(MOST)는 전날 “대만 내 3개 과학단지 인력을 우선 접종대상에 올려 코로나 검사 및 백신 접종을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만의 과학단지는 북부 신주 인근에 조성된 신주과학단지, 중부 타이중과 인근 3개 현 지역에 설치된 중부과학단지, 남부 타이난과 가오슝 지역의 남부과학단지 등 3곳이 있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등 주요 반도체 공장들이 위치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이들 시설의 생산 규모는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15% 이상을 차지하며 단지 내 근로자 등 인력은 29만3,000여명에 달한다. 대만 과기부는 이들 지역에 우선해 대형 접종시설을 설치하는 한편으로 접종 인터넷 예약시스템을 활용해 대상자를 판별하기로 했다. 과기부는 “보건당국의 세부 지침에 따라 관련 조치를 운용할 것”이라면서 “과학단지 내 900여 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주요 반도체 검사 업체인 대만 징위안전자의 먀오리 공장에서 지난 8일까지 243명의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인근 업체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던 대만은 올해 초까지는 확진자가 거의 ‘제로’였지만 지난 4월부터 매일 수백명씩 발생하고 있다.
반면 백신의 구입이 늦어지면서 현재 2,350만 인구 가운데 4% 미만이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