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세계의 명화, 눈이 아닌 철학적 개념으로 읽다

■책꽂이-철학자의 아틀리에

이택광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철학사를 살펴보면 많은 철학자들이 그림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프로이트는 '모나리자'를 통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무의식을 분석했고, 발터 베냐민은 파울 클레의 그림 '앙겔루스 노부스'에 자신의 역사관을 투영했다. 그들에게 그림을 보는 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사상의 바탕을 다지는 작업이었다. 그림과 예술에 관한 교양은 당대 지식인인 철학자가 꼭 갖추어야 할 덕목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책은 철학자들이 어떤 그림을 사랑했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며 그들의 사유를 깊이 들여다본다. 헤겔, 프로이트, 하이데거, 베냐민, 그람시, 아도르노, 사르트로, 메를로퐁티까지 책에서 다루는 8명의 철학자들에게는 모두 그의 철학을 대변하는 단 하나의 그림이 있다. 저자인 문화평론가 이택광 교수는 철학과 그림의 관계에 대한 색다른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이미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철학자의 사상을 독자들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메를로퐁티의 '제3 철학'은 세잔의 작품 '노란 안락의자에 앉아 있는 세잔 부인'을 개념화하고 발전시킨 사유라 볼 수 있다. 헤겔은 렘브란트의 작품 ‘야경’을 통해 당시 네덜란드 화가들이 사물을 왜 그렇게 인식하고 표현했는지, 다른 강도로 비추는 빛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등에 관한 흥미로운 가설을 발전시켰다. 1만5,000원.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최성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