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원 선거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다. 초선인 조수진 의원이 수석최고위원을 차지했고 배현진 의원이 2위에 올랐다. 청년최고위원에는 ‘1990년생’ 김용태 후보가 당선됐고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중 3명이 여성이라 국민의힘이 지도부 전반에 걸쳐 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고위원 선거의 승자는 조 의원, 배 의원, 김재원·정미경 전 의원(득표순)으로 결정됐다. 전체 선거인단 32만 8,893명 중 14만 6,479명이 투표한 가운데 조 의원은 10만 253표(24.1%)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들의 나이는 평균 만 49세로 지난 2019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 당선자들의 평균 나이(59.5세)보다 열 살이나 젊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조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정부 여당을 맹공해 정권 교체를 바라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도 실용과 ‘여성·호남’ 정체성을 외치며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조 의원이 국민의힘의 중도층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MBC 앵커 출신으로 높은 인지도가 강점이었던 배 의원은 9만 2,102표(22.2%)로 당선됐다. 배 의원은 “지역구 의원 중 유일한 30대 의원으로서 신바람 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최고위원 당선자 중 유일한 남성이며 최고령인 김재원(56) 전 의원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당원이 밀집한 대구·경북 지역의 대표 주자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선의 정미경(55) 전 의원 역시 경선 기간 동안 ‘강한 야당’을 외치며 당심을 얻었다. 정 의원은 “정권 교체를 바라는 당원들의 바람을 알고 있으며 완벽하게 준비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고위원회에 부는 여풍(女風)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지명직 최고위원 1명을 임명할 수 있다. 이준석 신임 대표는 당선 소감을 밝힌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최고위원 풀에서 여성 약진이 두드러졌지만 제가 그런 것을 따지는 성격은 아니고 당외 여성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모시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원외 여성 인사를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면 국민의힘 지도부에 여성은 4명으로 늘어난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