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왕위 계승자인 아말리아 공주가 법적으로 매년 받을 수 있는 160만 유로(약 21억 6,030만원)의 왕실 수당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2월 그가 18세가 된 이후부터 매년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지만 이를 포기한 것이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카타리나 아말리아 공주가 마크 뤼터 총리에게 왕실 수당을 거절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아말리아 공주가 18번째 생일인 12월 7일을 기점으로 네덜란드 예산으로 자신에게 지급되는 수당과 생활비 등 160만 유로(약 21억6,030만원)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가 공개한 편지에 아말리아 공주는 "불확실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다른 학생들은 더 힘든 시기를 보내는 와중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돈을 받는 것은 불편하다"고 적었다. 그는 자신이 학생인 동안은 왕실 수당을 받지 않겠다며 "네덜란드 공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더 큰 비용이 들 때까지" 30만 유로(약 4억555만원)의 왕실 수당을 정부에 환원하고 130만 유로(약 17억5,524만원)의 생활비를 청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편지를 받은 뤼터 총리는 아말리아 공주의 고등학교 졸업을 축하하며 그의 결정을 이해하고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졸업 시험을 통과한 아말리아는 1년간 휴식기를 가진 후 대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다. 왕실 혜택을 포기하는 네덜란드 왕족은 아말리아 공주가 최초다. 2012년 한 연구에 따르면 네덜란드 왕가가 받는 수당은 영국을 추월해 유럽 군주제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네덜란드 정부가 편성한 왕실 예산은 4,750만 유로(약 642억1,335만원)에 달한다. 이는 국왕·왕비의 공식 해외 순방 비용이나 왕실 유지비 등은 제외한 비용이다.
한편 아말리아의 이러한 결정에는 네덜란드에서 왕실의 인기 하락이라는 배경이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아말리아의 부모인 네덜란드 국왕 부부는 지난해 10월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할 무렵 가족들과 그리스로 휴가를 떠났다가 거센 비판을 받아 하루 만에 귀국했다. 당시 알렉산더르 국왕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배반한 것은 상처"라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