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계 1위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가 코인의 무더기 투자 유의 종목 지정 및 원화 거래 중단을 공지하면서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다른 거래소에서도 알트코인, 이른바 ‘잡코인’ 도미노 퇴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15일 서울경제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를 받은 20개 암호화폐거래소의 거래 지원 중단(상장폐지) 목록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달 들어 보름간 37개(중복 포함)의 코인 상장폐지가 공지됐다.
우선 후오비코리아는 이날 후오비토큰(HT) 거래 지원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후오비토큰은 후오비글로벌이 지난 2018년 1월 자체 발행한 거래소 토큰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후오비코리아가 발행하는 코인은 아니지만 향후 금융 당국과 협의 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코인의 매매나 교환을 중개·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후오비토큰의 상장폐지 일시는 오는 30일 정오이며 코인을 다른 거래소로 옮기는 출금 서비스는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박시덕 후오비코리아 대표는 “당국과 협력을 통해 거래소 내 위법행위를 단절해 믿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암호화폐거래소 에이프로빗이 11개, 지닥이 9개, 포블게이트가 8개, 업비트가 5개(원화 거래 지원 종료), 아이빗이엑스가 2개, 코어닥스가 1개의 코인 상장폐지를 이달 들어 보름 동안에 공지했다. 통일된 규정이 없다 보니 각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한 후 출금을 지원하는 기간도 제각각이다. 에이프로빗은 14일 상장폐지 후 약 3개월 후인 9월 8일까지 출금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아이빗이엑스는 15일 상장폐지 후 불과 일주일 후인 22일까지만 출금을 지원한다고 공지했다.
거래소들이 앞다퉈 상장폐지를 하는 와중에 되레 코인을 신규 상장하는 거래소도 있었다. 캐셔레스트는 8일 리얼씨(REALC), 14일 클레이튼(KLAY)의 원화 마켓 상장을 공지했다.
시장에서는 중소형 거래소는 물론 업비트와 빗썸·코인원 등 은행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을 보유한 대형 거래소에서도 잡코인 퇴출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들은 개정된 특정금융거래법에 따라 은행 실명 계정이 있어야 9월 24일 이후에도 원화 거래 중개를 할 수 있는데 은행은 거래소 평가 때 잡코인이 많을수록 불이익을 줄 예정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금융감독원이 14일 거래소에 투자 유의 종목이나 상장폐지를 결정한 코인 목록을 제출하고 당분간 매일 보고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금융 당국은 이날부터 거래소에 실사를 나가기 시작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당국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잡코인을 대거 정리할 유인이 높다. 다만 업비트와 같이 한 번에 무더기로 퇴출을 시키면 시장 충격이 크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들 코인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