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이 재개발 사업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상대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현대산업개발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사고가 발생한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 시공업체다. 경찰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전문 수사관을 지원받아 압수수색과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구역의 철거 공사에서 하청 및 재하청이 진행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경찰은 철거 공사와 관련해 본사와 현장 관계자들이 어떤 정보를 주고받았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방침이다.
붕괴 사고가 난 일반건축물의 해체는 현대산업개발이 한솔기업에 공사를 맡겼는데, 한솔 측은 광주지역 업체인 백솔건설에 재하도급 형태로 실제 공사를 맡겼다. 현대산업개발은 분진 관련 민원을 의식해 실제 공사를 시행하는 백솔 측에 과도한 살수를 지시했으며 물을 머금은 건물 토사가 붕괴하면서 사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 관계자 중 일부를 업무상 과실 치사상 혐의 등으로 입건했고, 압수 자료 분석 등을 통해 본사 측의 책임이 드러나면 시공사 관계자의 추가 입건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역량을 집중해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하는 등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청하게 수사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에 깊이 관여해 입건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지난 13일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