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용진이형 '통 큰 베팅'…국내 e커머스 톱3로 재편

신세계-네이버, 이베이코리아 인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통 큰 베팅이 결실을 맺었다. 유통 맞수 롯데를 꺾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쿠팡도 제치고 단숨에 국내 e커머스 업계 2위로 올라섰다. 특히 업계 1위인 네이버와 손을 맞잡은 만큼 e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 미국 본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이베이 코리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그룹을 확정했다. 신세계그룹은 유통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으나 가격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면서 인수전에서 승리했다.



인수 주체는 신세계그룹 내 오프라인 쇼핑 부문인 이마트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희망가로 4조 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군으로 끌어들인 네이버의 지원 사격으로 통 큰 배팅이 가능했다. 신세계가 80%, 네이버가 20%가량의 금액을 부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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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신세계' 연다...단숨에 업계 2위로 껑충=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국내 e커머스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됐다.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15%를 차지하게 되면서 쿠팡(점유율 13%)을 제치고 네이버(점유율 18%)와 2강 체제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단기간에 규모의 경제와 더불어 e커머스 업계 내에서 새판짜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특히 본입찰 전부터 네이버를 컨소시엄에 합류시켜 인수 이후의 시너지도 극대화했다. 신세계는 SSG닷컴과 별개로 이베이코리아를 네이버와 공동 운영하면서 커머스 분야 해외 진출 등도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가보다 1조 가량 낮아..."쿠팡 대비 성장성에 의문"=신세계가 이베이 본사의 희망가인 5조 원보다 1조 원 가량 낮게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된 배경에는 경쟁사 대비 아쉬운 성장성에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2%로 여전히 톱3를 지키고 있지만 지난 2016년 독보적 1위였던 때와 비교하면 6%포인트나 떨어졌다. 그 사이 네이버는 7%에서 18%로, 쿠팡은 4%에서 13%로 성장했다. 또 지난 2005년 이래 16년 간 흑자를 내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도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는 반면,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0년 20%를 정점으로 하락해 지난해엔 5.5%로 떨어졌다.

아울러 쿠팡과 거래액은 맞먹지만 자체 풀필먼트센터 등 물류시스템 유형자산이 많지 않은 점도 약점이다. 이에 신세계는 일찌감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후 물류와 배송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플랫폼 성격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e커머스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는 오직 쇼핑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도 미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이다. 쿠팡은 OTT, 라이브커머스, 배달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서 플랫폼 성격이 강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중개업자로서 사실상 급변하는 시장 판도에서 뻗어나갈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실정이다.

◇롯데는 라이벌에 또 무릎...온라인 좌초되나=롯데는 결국 오래된 유통 맞수 신세계와의 대결에서 이번에도 무릎을 꿇게 됐다. 앞서 본입찰 초반부터 롯데가 신세계 대비 기대 이하의 낮은 가격을 적어내면서 경쟁을 유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롯데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참패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의 시장 점유율은 6% 수준. 라이벌이자 e커머스 후발주자인 신세계그룹의 SSG닷컴(5%)을 살짝 앞지르고 있었지만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 실패로 격차는 메꾸기 힘들 정도로 벌어지게 됐다. 출범 초기부터 삐그덕댔던 롯데온의 부활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W컨셉을 비롯해 최근 여러 e커머스 인수·합병(M&A)에서 고배를 마신데 더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마저 실패하면서 당분간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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