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표로 ‘36세 청년’ 이준석 대표가 선출된 것과 관련, 일본 언론이 “한국 정치권에는 세대교체 바람이 일고 있는데, 젊은 정치인이 적은 일본은 뒤처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일본 유력 일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미네기시 히로시(峯岸博) 편집위원은 15일 ‘한국 정계에 36세 이준석 효과, 일본은 뒤처지는 것 아닌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36세 이 대표의 당선으로 국민의힘에서 세대교체 조짐이 나오고 있다”며 “연공서열이 엄격한 한국사회의 상식을 깬 것으로, 한국의 차기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네기시 위원은 이 대표의 당선을 “한국 정부의 국가 브랜드 슬로건 ‘다이나믹 코리아’의 정계 버전”이라고 비유하며 대선 출마 연령이 만 40세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차기 대권에 도전하지는 못하지만, 보수 정당의 당대표 선거에서 불혹도 되지 않은 36세, 게다가 3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낙선한 기업가 출신의 당수가 탄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원의 70%가 50대 이상이지만, 이번에 한국 주요 정당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당수가 탄생하며 당 전체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당 지도부 최고위원 선거에서 4명의 당선자 중 3명이 여성위원으로 선출된 점도 언급하며 “보수 정당의 비주류였던 청년과 여성이 지도부의 축이 됐다”는 감상을 내놨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이 대표의 당선으로 국민의힘에 ‘개혁’ 이미지를 뺏길 수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현상이 여당 대선 후보 선택 시 56세로 비교적 젊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순풍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국 정치권의 세대교체 조짐에 대해 소개한 미네기시 위원은 젊은 정치인이 부족한 자국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국제의원연맹(IPU)이 지난 2018년 발표한 통계를 인용해 한국은 40세 미만 국회의원 비율이 2%에 불과해 일본의 중의원(8%)보다도 낮지만, 그것은 세습정치를 허용하는 일본과 그렇지 않은 한국의 차이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스트리아와 핀란드 등 유럽을 중심으로 30대의 나이로 지도자 자리에 오르는 경우가 늘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여성 지도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아직 여성 총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네기시 위원은 “젊은 세대와 여성이 도전하기 쉬운 정치권의 환경 조성과 정치 지도자의 육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