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전동킥보드를 탈 때 헬멧을 쓰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지난 5월 13일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이후 한 달간 부여됐던 계도 기간도 종료됐다. 헬멧 착용 의무화로 사용률이 뚝 떨어지자 관련 업계는 뒤늦게 헬멧을 부착하는 등 부랴부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법 시행 전부터 일찌감치 헬멧을 부착했던 ‘뉴런’이 눈에 들어왔다. 뉴런은 호주, 뉴질랜드 등 전동킥보드 규제가 엄격한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3월 한국에 상륙했다. 헬멧 착용이 의무화하기 전부터 헬멧을 제공해온 만큼 어떻게 관리를 하는 지 궁금했다. 삼성역 4번 출구 옆에 세워진 뉴런 킥보드에 올라탔다.
잠금 해제를 위해 스마트폰으로 뉴런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차량에 부착한 QR코드를 스캔하니 곧바로 “헬멧 착용샷을 인증하라”는 화면이 떴다. 헬멧을 쓰고 화면에 그려진 실루엣에 맞춰 사진을 촬영하면 1,000원 할인 쿠폰을 준다. 헬멧을 써본 적이 거의 없는 터라 처음에는 헬멧을 거꾸로 쓰기도 했지만 이내 감을 잡고 스트랩까지 꽉 조였다. 막상 써보니 헬멧이 주로 두피 부분만을 가리고 맨살에는 거의 닿지 않아 생각보다 찝찝함이 크지 않았다. 헬멧을 안팎으로 살펴봤을 때도 별다른 얼룩이나 흠집 없이 깨끗했다.
삼성역부터 선릉역까지 약 18분간 주행했다. 10인치가 넘는 큰 바퀴와 커다란 발판에서 오는 안정적인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기기 곳곳에서 안전에 세심하게 신경쓴 흔적이 묻어났다. 우선 핸들 옆 가속 버튼에 ‘Go’ 표시를 붙여놨다. 킥보드 초심자를 배려한 센스다. 또 이례적으로 킥보드 뒤에 번호판을 붙였다. 기기에 문제 발생하면 빠르게 신고해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킥스탠드도 기본 외발형이 아닌 두발형이라 킥보드가 혼자서 픽 쓰러질 가능성도 줄였다.
전동킥보드 주행시간으로는 비교적 긴 시간을 달렸는데도 헬멧 인증샷 1,000원 할인을 받아 총 2,700원을 냈다. 정기권 이용 시 할인 폭은 더 커진다. 3일권 이용 시 하루에 90분 씩 무제한 이용할 수 있고 비용은 8,000원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안전도 챙기고 비용도 절약하니 일석이조다. 다만 삼성역 인근의 뉴런 킥보드들을 둘러 보니 간혹 헬멧이 없거나 헬멧이 깨져 있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헬멧을 잠금장치에 끼워야 반납이 되는 시스템이긴 하지만 여전히 허점이 존재하는 듯 했다. 현재 서비스 지역이 강남·안산 뿐이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도 아쉽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