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 “현직 기관장의 정치 참여는 그 조직의 신뢰와 관계된다는 점에서 매우 논란적 사안”이라고 21일 비판했다.
박 의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감사원은 중립성과 독립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기관”이라며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정치 참여를 하려는 뚜렷한 명분, 국민이 동의할 명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잠재적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최 원장은 지난 18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제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에 (밝히겠다)”고 말하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박 의장은 개헌에 대한 공식 입장을 여야 양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 정국이 다가오면 개헌 논의가 사그라드는데 이번에는 안 된다”며 “여야 정치권은 물론 각 정당은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국민의 평가를 받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민 통합과 새 시대에 맞는 새 헌법이 필요하다”며 “권력 집중은 우리 사회 갈등의 가장 큰 요인으로, 권력 분산으로 국민 통합의 물꼬를 트자”고 제안했다.
한편 박 의장은 21대 국회 첫해에 여느 국회보다 가장 많은 법안을 처리한 데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 의장은 “같은 기간 이처럼 많은 법안을 의결한 적 없다”면서 “그러나 그 법 중에서 국민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등 규제를 강화한 측면이 없는지도 세심하게 살펴보자”고 제언했다.
21대 국회 임기 첫 해인 지난해 5월 3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처리된 법안은 총 156건으로 역대 국회 중 가장 많다. 20대 국회 첫해 같은 기간에는 74건, 19대 국회에는 88건의 법안이 통과됐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