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서울서 집 마련하려면 25년…文정부 들어 10년 더 늘었다

■경실련, 25개구 75개 단지 시세 분석

소득 7% 늘때 아파트값 93% 쑥

17% 올랐다더니 시세 75% 증가

"인위적 통계 왜곡…국민 눈가려"

전세도 급등, 경기 1년새 30%↑

/서울경제DB/서울경제DB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문재인 정부 4년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문재인 정부 4년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값이 두 배 가까이 올라 내 집 마련 기간이 14년에서 25년으로 10년 이상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지난 2017년 5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실질 가구소득은 7% 증가한 반면 서울 아파트 값(전용 84㎡·30평형)은 93%나 올라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이 더 멀어졌다는 설명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서울 25개 구 75개 단지, 11만 5,000가구의 아파트 가격을 분석한 결과 6억 2,000만 원에서 11억 9,000만 원으로 93% 상승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3.3㎡당 2,061만 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21년 5월 3,971만 원으로 오른 반면 실질 가구소득은 298만 원 높아지는 데 그쳤다. 경실련은 30평형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6억 2,000만 원에서 11억 9,000만 원으로 오른 셈”이라며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아파트 구입까지 25년이 걸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의 14년보다 11년이나 늘어난 것이다.

가처분소득과 아파트 값 상승률의 괴리는 아파트 구입 소요 기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2017년 5월 기준 가구소득을 모두 모은다면 서울 아파트 구입까지 14년이 걸렸지만 올 5월 기준으로는 25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 초기부터 소득 주도 성장을 내세웠지만 부동산 불로소득 불패 신화가 더욱 견고해지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멀어져간 셈이다.





서울 아파트 값 상승은 비강남 지역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5월 1,751만 원이었던 비강남 아파트 1평당(3.3㎡) 가격은 96% 올라 3,427만 원이 됐다. 30평형 아파트로 환산하면 5억 3,000만 원이었던 아파트가 10억 3,000만 원으로 10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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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임 당시 수준으로 집값을 되돌려놓겠다고 했지만 집값이 내려가기는커녕 서민들이 주로 주거하는 비강남 지역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셈이다. 경실련은 “지난해 1월 기준 취임 수준 가격으로 서울 아파트 값이 원상회복되려면 30평 기준 3억 2,000만 원이 하락해야 했지만 원상회복 약속 이후에도 2억 5,000만 원이 뛰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남은 시간은 점점 짧아지는데 원상회복까지 떨어뜨려야 하는 집값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원상회복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이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문재인 정부의 시각은 더욱 왜곡됐다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국토부는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값이 14% 올랐다고 밝혔다. 반면 실제 거래되는 가격을 수집해 통계를 발표하는 KB 매매가격평균지수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값은 51% 올랐다. 국토부가 발표한 통계와 실제 시장 상승률 사이에 37%포인트가량의 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국토부 발표 통계와 실제 시장 상승률 사이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값이 17%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KB 조사에서는 2017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제 거래된 서울 아파트 시세는 7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 상승률을 바라보는 정부와 시장의 격차가 58%포인트까지 확대된 셈이다. 경실련은 “서울 아파트 값이 현 정부 임기 4년간 폭등했지만 국토부는 왜곡된 통계를 제시하며 자신들의 통계만 정확하다는 주장을 계속했다”고 비판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강동헌 기자·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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